"자, 찍어요." "여기 좀 봐주세요."
지난 27일 오후 3시, 서울의과대학 행정관 앞. 학사모를 쓴 졸업생들은 졸업식 전부터 동기들과 사진을 찍으며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느라 잔뜩 상기된 표정이었다.
의과대학 행정관을 배경으로 가족과 기념사진을 찍고, 후배들이 건넨 꽃다발을 받아들고 함께 사진을 남기느라 분주했다.
오후 4시, 서울의과대학 행정관 3층 대강당에는 의사로서 시작점에 선 서울의대·의전원 졸업생 152명(학사 84명, 의무석사 68명)과 함께 이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친인척들로 가득찼다.
200석 대강당이지만 계단에 앉거나 복도에 서있는 것으로도 공간이 부족했다. 서울의대는 이를 대비해 융합관 별도 공간을 마련해 학위수여식을 스크린으로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요즘 졸업식 참석조차 하지 않는 여느 대학과는 사뭇 다른 풍경을 연출했다.
종착역이자 출발점이 공존하는 졸업식. 서울의대 졸업식은 여전히 선배들의 축하와 격려, 졸업생들의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했다.
강대희 서울의대 학장은 "미래의 실패에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자가 되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길 부탁한다"면서 "스스로 가치를 다시 세우고 용기있고 우직하게 나아가길 당부한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 서창석 병원장은 서울의대 졸업생으로서의 사회적 소명을 당부함과 동시에 진심으로 자신이 원하는 길을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서울의대 출신으로서 생명을 다루는 의사로서의 역할을 하길 바란다"면서 "피안성, 정재영 등 인기과는 늘 바뀌기 마련이니 자신이 좋아하는 과를 선택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의사가 갖춰야할 덕목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노력과 실력은 기본이고, 환자와의 소통 능력을 갖추는데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거듭 상대방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서울의대 학생대표로 나선 문기현 졸업생은 답사를 통해 "4년전 혹은 6년전 동기들과 어색한 첫 만남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평생의 친구가 됐다"면서 "선후배 멘토링, 임상실습, 해외실습 프로그램 등을 통해 미래를 설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제71회 전기 학위수여식 총장상에는 학업 최우수 점수를 받은 양은규, 이한재 졸업생에게 돌아갔으며 재학기간 중 학업성적이 우수한 선우윤 졸업생은 학장상의 영예를 안았다.
KAMC이사장상은 최성준 졸업생이 받았으며 서울대병원장상은 김세훈 졸업생, 의대명예교수 대표상은 김예은 졸업생, 총동창회장상은 김민수·박예송 졸업생, 의과대학 동창회장상은 서정민 졸업생, 대한의사협회상은 윤준필 졸업생, 대한의학회장상은 안효정 졸업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상은 임형빈 졸업생에게 각각 돌아갔다.
졸업생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우정상은 동기들의 뜨거운 박수세례 속에 이서우 졸업생이 수상했다.
학위수여식 이후에도 졸업식은 이어졌다. 행정관 앞에서 졸업식이 끝나기를 기다렸던 의과대학 후배들은 졸업하는 선배들과 사진을 찍으며 아쉬움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