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가 올해 신규 선임한 사외이사의 직군이 전 국회의원부터 검사까지 다양하게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과거 '보험 성격'으로 관련 업계 갑 위치의 인사를 선임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의대나 약대 교수, 약학대학 학장, 줄기세포 전문가 등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실익형 인사'가 눈에 띄는 변화다.
24일 국내 상장 제약사의 정기 주주총회 소집 결과 각 제약사의 신규 사외이사 선임 인사 중 업계 전문가 영입 비중이 늘고 있다.
내부 임원에서 뽑는 이사직과 달리 사외이사는 말 그대로 기업 외부의 비상근 이사를 뜻한다.
기업 경영에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 등의 조언을 얻기위해 변호사, 공인회계사, 기업인을 선임하는 데서 더 나아가 업계에 입김을 낼 수 있는 퇴직관료를 모시는 관행이 있었던 것이 사실.
반면 올해는 약대 교수나 약학대 학장, 종합병원 교수, 대학병원 암센터장, 대한진단검사의학회장 등 실익형 인사가 약진했다.
24일 주주총회를 소집한 대웅제약은 사외이사직에 메디포스트 대표이자 서울대 의대 의학박사, 삼성서울병원 전문의 및 교수인 양윤선 씨를 선임했다.
메디포스트가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 및 제조에 특화된 만큼 대웅제약이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기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녹십자셀은 한국간담췌외과학회장이자 아주대병원 암센터장을 맡고 있는 왕희정 교수를, 녹십자엠에스는 전 대한진단검사의학회장이자 현 대한혈액성분치료학회장·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한규섭 교수를 발탁했다.
녹십자셀과 녹십자엠에스는 각각 항암면역세포치료제와 진단시약 전문업체. 암센터장이나 진단검사의학회장 영입은 전문성 강화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미약품은 미네소타 약업경제학 박사 출신 서동철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그는 현재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로 보건경제학(약물경제학)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한미약품은 이번 인사의 배경에 대해 "글로벌 신약개발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각 분야별 전문가를 전진 배치했다"며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를 강조했다.
삼진제약은 중앙대학교 대학원 약학박사로 현재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학장과 약학정보원 이사 및 학술위원으로 활동 중인 황완균 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삼진제약 창업주 조의환 회장과 현 전문경영인인 이성우 사장 역시 중앙대 약대 출신이다.
이외 코오롱생명과학이 바이러스학회장, 한국미생물학회 실무위원장을 역임한 충북대 미생물학전공 이찬희 교수를, 케어젠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심의의원이자 경희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인 김대옥 씨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또 액세스바이오가 CHA 의과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이부용 교수를, 화일약품이 LG생명과학 책임연구원인 최종류(미 밴더빌트대 이학박사) 씨를 신규 선임했다.
대한뉴팜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윤화영 교수를 영입, 사업 목적을 애완동물용품 제조 및 판매까지 사업 영역까지 외연을 넓히겠다고 공표했다.
한편 JW생명과학은 박형철 전 부산고등검찰청 검사를, 휴온스글로벌은 경찰 출신 탁병훈 전 대통령실 민정비서관을, 조아제약은 15~16대 국회의원이자 현재 경찰대 외래교수인 김홍신 교수를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