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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케어 달인 흉부외과, 요양병원 가면 푸대접

발행날짜: 2017-03-30 05:00:55

중증환자 맡으면서 흉부라는 이유로 급여 낮은 현실 토로

"이건 흉부외과, 자존심의 문제다. 내일 요양병원 가산이 폐지되더라도 오늘 가산에 포함돼야 한다."

최근 정부가 요양병원 전문의 가산 폐지로 가닥을 잡았지만 가산제 제외에 따른 흉부외과 의사들의 성토가 거세다.

대한흉부외과학회(이사장 심성보)는 29일 오후 7시 서울역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호텔 세미나룸에서 '흉부외과 요양병원 TFT1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이재숙 원장, 한균인 원장, 박강식 원장(좌장), 김욱진 원장, 이필수 전라남도의사회장
이날 세미나는 현재 요양병원에서 근무 중이거나 요양병원을 운영 중인 흉부외과 전문의에게 직접 경험담을 듣고 대책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발표자로 나선 중앙요양병원 한균인 병원장은 "흉부외과 전문의는 중환자 케어에 능하면서도 제너럴 케어의 달인이지만 가산과가 아니라는 이유로 푸대접을 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장, 폐질환을 두루 치료할 수있고 무엇보다 환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워 하는 호흡곤란을 즉각 해결해줄 수 있는 능력을 두루 갖췄지만 가산과 대비 월 급여가 300만원 낮다는 게 그의 설명.

정년 후 요양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는 한균인 원장은 작심한 듯 폭로를 이어갔다.

그는 "실제로 요양병원에 근무하며 지켜본 바에 따르면 본인 몸도 추스르기 힘든 고령의 의사가 가산과라는 이유로 근무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의료 질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과거 400병상되는 병원에서 근무했을 때 의사가 상당수 있었음에도 점심식사 시간 이외에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라면서 "협진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 병원장은 "한 요양병원장은 흉부외과 의사가 와서 일해주면 좋겠지만 가산과에 해당 안돼 급여를 높게 줄 수 없어 미안해서 채용할 수 없다더라"면서 "오히려 왜 흉부외과가 가산과에 포함이 안됐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하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현재 요양병원을 운영 중인 김욱진 원장은 "8개 가산과를 정하는 것은 병원을 특화해 운영하는 것도 제한적 요인이 된다"면서 "흉부외과 이외 다양한 전문의를 채용하면 병원 운영을 다각화 할 수있는데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병원장 입장에선 경영을 고려해 가산과를 채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이것이 가장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