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가 없는 수련병원은 없었다. 수련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PA는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술기, 약 처방, 수술을 직접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해 8월부터 한 달동안 전국 66개 수련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 6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 전국 수련 병원 수련평가 설문조사' 결과를 31일 공개했다. 설문조사 분석은 고려대 통계연구소가 맡았다.
대전협은 설문조사 결과를 전공의 수를 고려한 병원 규모 ▲100명 이내 전공의 수련병원 16곳 ▲100~200명 전공의 수련병원 29곳 ▲200~500명 전공의 수련병원 16곳 ▲500명 이상 전공의 수련병원 5곳 등으로 나눠 공개했다.
설문조사 문항 중 진료보조인력(PA)에 대한 전공의들의 의견을 묻는 질문이 눈길을 끌었다.
PA에 관한 질문은 총 5가지. PA 근무 여부를 묻는 질문부터 PA가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술기나 약 처방, 수술을 직접 하는 것을 본 적 있는지를 물었다. 또 PA 때문에 교육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느꼈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대전협은 전공의들이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을 공개했다.
결과를 보면 설문조사 대상 수련병원의 약 3분의 1은 PA가 직접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수기도 하고 약 처방도 했다.
특히 100~200명의 전공의가 일하고 있는 수련병원에서 PA의 활약을 두드러졌다. 29개 병원 중 절반 이상인 15곳과 17곳에서 일하는 전공의 50% 이상이 자신이 일하고 있는 병원의 PA는 의사가 해야 하는 술기와 약 처방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의사가 해야 하는 수술을 PA가 집도하는 것을 본적 있다고 응답하는 비율은 눈에 띄게 낮았다.
강동경희대병원, 강릉아산병원, 광주기독병원, 대동병원, 원자력병원, 춘천성심병원, 강남성심병원, 경상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건국대병원,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등 14개 병원은 PA가 수술을 한다고 응답한 전공의가 한 명도 없었다.
이 병원들을 제외한 나머지 병원은 수술도 직접 하고 있다는 응답률이 낮게나마 있는 것으로 봤을 때 PA가 수술도 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W병원은 긍정적인 응답률이 41%에 달했다.
빅5도 PA의 활동이 활발했다. A병원은 PA가 의사만이 해야 하는 술기를 직접 본 적 있냐는 질문에 대한 응답률이 50.8%, PA가 수술하는 것을 본 적 있다는 응답률도 16%였다. B병원 역시 PA가 약 처방 내는 것을 본 적 있다는 응답률이 50%였다.
PA가 약 처방을 하고 수술을 하는 것이 교육 기회의 박탈감으로 직결됐다. K병원은 36.4%, W병원은 50%, G병원은 41.4%, S병원은 30.7%가 교육 기회를 박탈 당했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대전협 관계자는 "PA는 전공의 업무를 대신하면서 기회를 빼앗고 전공의 수련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PA제도를 꼭 논의해야 한다면 수련병원의 수련환경이 제대로 정착된 후에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