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이 넘도록 진통을 했지만 끝내는 응급제왕절개술을 해 남자 아이를 출산한 산모가 있다.
그런데 이 아이가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다. 오른쪽 편마비, 경직성 뇌성마비로 보행 및 오른손 사용이 영구 장애를 입었다.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재판장 성기문)는 부모가 경기도 C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의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산모 L씨는 2010년 3월 28일 분만 진통으로 평소 산전진찰을 받던 C병원을 찾았다. 내진 결과 자궁경관개대 1.5cm, 자궁경부소실 70%였다. 전자태아심음감시장치로 태아의 심박동수가 정상이라는 것도 확인했다.
날이바뀌고 진통 16시간 째, 무통분만을 위해 의료진은 경막외 마취를 했다. 진통 21시간이 넘어서자 의료진은 분만촉진제 옥시토신을 투여했다.
이 과정에서 태아의 심박수는 저하와 정상을 반복했다.
진통 24시간째, 자궁경관이 완전이 열렸는데 태아 선진부 하강이 전혀 진행되지 않았고 의료진은 결국 응급제왕절개술을 하기로 했다. 그 결과 3.57kg의 남자 아이가 태어났다.
이 아이는 출생직후 양 다리가 잘 펴지지 않는 증상을 보였지만 아프가 점수가 양호한 상태였고 반사신경도 정상이었으며 태변 착색 소견이 발견되지도 않았다.
생후 14개월이 지나 보행장애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 뇌 MRI 촬영을 했더니 저산소증으로 인한 좌측 대뇌 백질 부위 손상 소견이 확인 돼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다.
아이의 부모는 출산과정에서 C병원의 의료과실을 주장했다.
태아곤란증으로 반복적인 심박수 저하 증상을 보이던 태아에 대해 즉각적인 제왕절개분만을 실시하지 않아 저산소성 뇌손상을 초래했고 분만 직후 양다리가 잘 펴지지 않는 신경학적 이상증상을 보였는데도 감별검사를 시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산모 L씨는 초산이고 분만 1기가 진행중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응급제왕절개술이 필수적인 적응증은 아니었다"며 "신생아에게 국소적인 뇌경색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고 50% 이상이 특발성으로 발생한다.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분만 당시 큰 문제가 없었던 경우 모든 신생아에 대해 뇌 영상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분만 초기 허혈성 뇌손상이 발생했음을 의심할 수 있는 임상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