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과 맞물려 제약사들이 접대비를 평균 9%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판매비와 관리비는 분기 기준 40% 가까이 늘어난 만큼 제약사의 접대비 줄이기 현상이 부각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16년 사업보고서(별도-개별) 중 접대비 항목을 분석한 결과 2015년 전기 대비 평균 9%의 접대비 감소가 나타났다.
흔히 판관비로 통칭하는 판매비와 관리비는 제약사 제품 판매에 필요한 유통, 관리, 홍보, 선전 등 부수 비용을 뜻한다.
판관비에는 광고선전비, 학술연구비, 판매촉진비, 견본비, 학술회의비 등이 포함되지만 김영란법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항목은 바로 접대비.
유가 증권 상장사 중 접대비를 공개한 제약사는 총 29개사로, 2016년 기준 제약사 한 곳당 평균 7억 3315만원을 사용했다.
이는 2015년 제약사 한 곳당 평균 접대비 8억 827만원에서 9.2% 감소한 수치.
가장 크게 접대비를 줄인 곳은 한올바이오파마였다. 1년새 7274만원의 접대비를 절반 이상인 3617만원(-50.3%)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알보젠코리아가 19억 3263만원에서 1억 1519만원으로 40.4%를, 제일약품이 5억 7540만원에서 3억 4342만원으로 40.3%를, 명문제약이 26억 6677만원에서 15억 9364만원으로 40.2%를 줄였다.
이어 일동홀딩스, 동아에스티, 동성제약, JW생명과학, 슈넬생명과학, 대원제약, 파미셀 등도 약 20~30% 이상 접대비를 삭감했다.
접대비를 줄인 21곳의 평균 감소율은 21.9%였다.
접대비를 공개한 제약사 29곳 중 접대비를 줄인 곳은 21곳이었지만 9곳은 되레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JW중외제약은 1171만원에서 1851만원(58%)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접대비 총액 기준으로는 29개 제약사를 통틀어 지출비가 가장 적었다.
이어 삼성제약이 5억 3659만원에서 7억 1925만원으로 34%, 경보제약이 17억 1858만원에서 22억 2710만원으로 29.6%, 환인제약이 19억 2924만원에서 25억 4만원으로 29.6%, 일양약품이 2억 1341만원에서 2억 5541만원으로 19.7% 늘렸다.
접대비를 늘린 제약사 8곳의 평균 접대비 증가율은 24.3%였다.
평균적으로 접대비는 감소했지만 접대비를 포함한 판관비는 김영란법 시행이후 무려 40% 가까이 늘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업종 107곳의 평균 판관비 증가율(YoY)는 15.9%였다.
하지만 김영란법이 시행된 2016년 9월 28일이 속한 4분기를 기준(QoQ)으로 전 분기와 비교하면 평균 판관비 증가율은 39%에 달했다.
이는 접대비를 제외한 광고선전비, 학술연구비, 판매촉진비, 견본비, 학술회의비 등으로 제품 판매의 활로를 개척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김영란법과 CP 강화로 쉽게 법인카드를 사용하기 어려운 분위기로 인해 접대비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접대비가 줄어든 만큼 견본비, 판매촉진비가 늘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