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Times
  • 정책
  • 제도・법률

상급종합 가점 널뛰기…10억 들인 슬라이딩도어 고작 1점

이창진
발행날짜: 2017-04-14 05:00:58

"투자 대비 낮은 점수, 누가 설치할까"…복지부 "협의체 논의 후 확정"

상급종합병원 재지정 변수인 슬라이딩 도어와 실습간호대생 교육 가점 차등화 방안이 널뛰기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상급종합병원 신설기준 중 가점 항목인 병문안객 통제시설 및 보안인력 구비와 실습간호대생 교육 차등화 방안을 잠정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복지부는 슬라이딩도어 설치 등 병문안객 통제시설 및 보안인력 구비 가점 3점, 법제처 심의과정에서 제외된 3개 이상 간호대학 실습생 교육 가점 2점 등 상급종합병원 신설기준을 공표했다.

복지부는 그동안 설치 비용과 실습 여건 등 병원들의 우려감이 제기되자 의료현실을 감안해 가점 차등화를 내비쳤다.

현재 알려진 방안은 병문안 문화개선 차원에서 병문안객 통제 매뉴얼과 보안인력 구비 그리고 슬라이딩도어 설치 등을 각 가점 1점으로 조정했다.

실습간호대생 교육의 경우, 3개 이상 간호대학 실습 교육만 가점 2점, 이를 이행하지 않은 병원은 가점 0점을 부여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병원들은 안도와 허탈감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복지부가 지난해 입법예고한 상급종합병원 신설기준안. 이중 간호대생 실습 항목은 법제처 심의과정 후 가점 2점으로 조정됐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당락이 좌우되는 가점 3점이라는 메리트로 슬라이딩 도어 설치를 고심 중인 대형병원은 투자비용 대비 가점 1점은 너무 낮은 점수라는 반응이다.

이미 슬라이딩도어를 설치한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10억원 이상 투입했다.

매뉴얼, 보안인력, 통제시설 각 1점-간호대생 실습 병원만 2점

실습간호대생 교육의 경우, 서울대병원 등 일부 대학병원은 모교 간호대생 교육을 고수하고 있어 사실상 마이너스 2점에서 출발해야 하는 셈이다.

A 지방대병원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을 위해 슬라이딩 도어 설치를 고려 중인 상황에서 수 십억원을 투입하고 고작 가점 1점을 받는다면 굳이 설치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결국 전문진료질환군에서 당락이 갈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진료질병군 비율도 변수가 남아있다.

정형외과 등 일부 진료과에서 전문진료질병군 비율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복지부는 슬라이딩도어 설치를 가점 3점에서 1점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를 고민하던 병원들은 투자 비용 대비 가점이 낮다는 점에서 사실상 공사계획을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척추와 관절 전문병원으로 중증 환자들이 몰리면서 현 상급종합병원 상당수가 55%에서 60%로 상향조정된 환자구성 비율에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수도권 B 대학병원 관계자는 "비용과 대기시간 등으로 척추와 관절 전문병원이 강점을 지니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실을 간과한 전문진료질병군 기준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말을 아끼고 있다.

정형외과 등 중증환자 전문병원 쏠림 "지정기준 재조정해야"

복지부 관계자는 "병문안 문화개선과 실습 간호대생 교육 등 가점 관련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료계와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세부방안을 논의해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오는 14일 오후 상급종합병원평가협의회를 열고 가점 부여와 전문질병질환군 등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을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7월 상급종합병원 지정 신청을 시작으로 복지부의 자료조사와 현장점검을 거쳐 12월말 3년 유효기간(2018년~2020년)의 차기 상급종합병원을 재지정한다.

현재 서울대병원 등 현 43곳 상급종합병원과 해운대백병원, 삼성창원병원, 공단일산병원, 보라매병원 등 종합병원을 포함한 총 대형병원 50여곳이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향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