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수술에 필수 치료재료인 인조혈관 공급중단으로 심장수술 대란이 예상된다.
특히 선천성 소아심장수술이나 심장판막술에 필수적인 인조혈관은 대체할 수 있는 치료재료가 없어 일선 흉부외과 의료진들은 심각한 상황이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이사장 심성보)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조혈관치료재료 공급부족 사태 관련해 강하게 우려를 표명하며 정부의 발빠른 대처를 촉구했다.
학회 측에 따르면 현재 인조혈관을 생산, 국내 공급하는 업체는 고어코리아, 바드코리아, 데루모 코리아, 마퀘트 코리아 등 4곳.
이중 고어 메디칼(Gore Medical) 코리아가 오는 9월 30일자로 대리점 계약을 종료하고 인조혈관 공급중단을 선언했다.
문제는 고어코리아가 국내 인조혈관 시장점유율 60~70%를 차지하는 대형업체라는 점.
무엇보다 선천성 소아심장 수술과 심장판막술에 사용하는 인조혈관은 대체할 치료재료가 없어 당장 심장수술 대란이 예상된다.
현재 학회 측은 국내 선천성 소아심장수술은 1년 50~100여건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고어 업체 측은 연 300개를 공급해왔다고 밝혔다.
대한중재혈관외과학회 신재승 회장(고대안산병원)은 "선천선 소아심장수술에 사용하는 3.5mm 인조혈관이 없으면 당장 수술이 불가능하다"면서 "의학기술이 있음에도 치료재료가 없어 소아심장환자들이 죽어가는 것을 눈뜨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소아뿐만 아니라 성인 심장수술에도 심각한 상황이 예상된다.
신 교수는 "현재 심장판막술을 할 때 고어코리아가 생산하는 고어텍스 봉합사로 판막성형을 실시하면 환자 본인의 판막을 살려 회복도 빠르고 치료효과도 높지만 치료재료가 끊기면 판막을 절제하거나 인공판막치환술을 받아야 할 판"이라고 우려했다.
그렇다면 고어 메디칼 측은 왜 돌연 공급을 중단한 것일까.
심평원은 지난 2012년부터 수입원가 재평가에 따른 보험상한가를 최대 22%까지 인하하고 있다.
고어 측은 거듭되는 보험상한가 정책에 마진율이 낮은 것과 더불어 식약처의 까다로운 기준에 불만을 느껴 한국 공급중단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인조혈관 수입업체 4곳과 간담회를 실시한 결과 불합리한 보험인정기준을 파악하고 보험상한가 재평가를 통해 인하조정 필요성을 호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신재승 회장은 "어떤 이유로든 치료재료 공급중단으로 환자가 사망하거나 국민건강에 해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정부는 이 사태의 원인과 문제점을 시급히 파악해 국내 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어 메디칼 또한 대체품목이 없는 제품의 국내 공급중단은 40년이상 의료사업에 종사한 기업 윤리에 맞지 않다고 본다"면서 "공급중단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