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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제비 총액관리제? 병아리 수준 제약계 잡는 일"

발행날짜: 2017-04-28 05:00:50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 건보공단 연구 추진에 강하게 비판

"우리나라 제약산업을 비유하자면 병아리 수준이다. 이런 병아리를 키울 생각을 해야지 잡을 생각을 하면 안된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약제비 총액관리제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자 제약업계가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걸음마 수준인 제약산업을 더욱 옥죄려고 한다는 이유에서다.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은 지난 27일 건보공단 출입기자협의회 가진 간담회를 통해 최근 추진되고 있는 약제비 총액관리제 도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건보공단은 국내에 도입 가능한 약품비 지출 목표 설정 및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약제비 총액관리제 도입방안 연구 계획을 마련하고, 연구에 돌입했다.

총액관리제의 경우 건보공단은 의료계에도 계속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지만, 강한 반대에 부딪혀 추진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원희목 회장은 "약제비 총액관리제 연구를 하겠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제약산업을 모르고 하는 행동"이라며 "이를 도입한 프랑스의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의약품 소비국인 동시에 생산량 절반을 수출하는 신약 강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량 절반을 수출하니까 총액관리제를 통해 약제비를 묶어도 어느 정도 완충이 되는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 제약산업이 걸음마 수준인데 이를 묶겠다는 것은 산업 규모 자체를 묶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원 회장은 건보공단의 총액관리제 추진이 '선진국 따라하기'라고 꼬집었다.

원 회장은 "부잣집에서 한다고 따라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아니다"라며 "닭을 키워서 알을 낳아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병아리를 잡겠다는 것 밖에 안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 설치 제안"

동시에 제약바이오협회는 최근 각 대선캠프들에게 이른바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보건복지부로 한정하지 않고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민·관 협의기구 성격의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해달라는 것이다.

원 회장은 "복지부가 제약·바이오산업의 관할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복지부뿐 아니라 경제부처까지 모두 개입해서 발전 동력을 실어달라는 의미"라며 "그렇게 하기 위해선 대통령 직속으로 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평위 등 보험약가제도 운영을 보다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원 회장은 주장했다.

제도를 투명하게 운영한다면 불필요한 '로비' 사건도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원 회장은 "제약회사가 약품 공급을 하고 있지만, 가격결정 구조 상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채널이 전무한 상태"라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봉쇄돼 있는데 이를 보다 투명하게 운영한다면 최근 벌어지고 있는 로비 사건들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비공식 루트로 의사소통을 하려하니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제약사 입장에서 예측이 가능하고, 합리적인 보험약가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