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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글리벡-제네릭 생동성을 정말로 인정할까?

원종혁
발행날짜: 2017-04-28 05:00:59

"동일성분 제네릭 변경 부작용 우려"…투약 변경 근거문헌 확보 못 해

노바티스의 항암제 '글리벡'이 과징금 처분으로 대체된 이유를 놓고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복지부는 다수 임상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식약처 허가까지 통과한 '글리벡 제네릭'의 생물학적 동등성을 부정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27일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의약품 리베이트를 제공한 한국노바티스에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9개 품목(엑셀론캡슐 및 패취, 조메타주 등)의 보험급여를 6개월간 정지하고, 나머지 글리벡을 포함한 33개 품목에 총 551억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내렸다.

불법 리베이트 엄정 대응 원칙 아래 관련 학회 등 임상전문가와 환자단체 의견을 청취하고 대체약제 생산 및 유통가능성 등 확인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당초 급여정지가 예상됐던 글리벡(이매티닙)은 약제 스위칭(변경)으로 질환이 악화되면 환자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는 임상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는 게 관건이다.

물론 국민건강보험법(제41조 2)에도 불법 리베이트 대상 약제에 원칙적으로는 급여정지 처분을 내리지만 퇴장방지의약품과 희귀의약품, 동일제제 없는 단일 품목, 복지부장관이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한 경우 등은 과징금으로 대체 처분이 가능하다.

따라서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결과, 암질환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질환으로 약제 변경으로 인한 질환의 악화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얘기인데 문제는 다음 항목이다.

논란은 '제네릭과의 변경에 부작용 우려'가 따른다는 이유에서 나온다. '백혈병 환자는 약제에 반응을 보이는 한 지속 복용하며, 이처럼 수년간 장기복용하는 약제의 경우 환자의 몸이 해당 약제에 적응하여 동일 성분일지라도 타 제조사 제품으로 변경이 어렵다'는 것.

동일 성분약 즉, 제네릭과의 변경 투약에 혹시 모를 부작용 발생이 걱정된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시판 중인 글리벡 오리지널은 베타형이고 복제약은 알파형"이라면서 "베타형 성분의 글리벡은 2018년 7월 특허가 만료되기 때문에 제약사들은 구조적으로 일부 차이가 있는 알파형으로 만들었다. 처방을 받는 환자에서도 약을 변경하면 기존 약과 차이를 호소한다"고 투약 변경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때문에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 복제약을 사용하는 것은 모르겠지만, 기존에 오리지널 약을 사용하던 환자에게 강제로 약을 변경하는 것은 일단 조심스러운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복지부 관계자 역시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생물학적 동등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임상 전문가들의 의견을 고려해 해당 결정을 내렸다"면서 "글리벡 오리지널약의 자체 주의사항에도 약제 변경으로 인한 호중구 감소증, 혈소판감소증, 간기능 이상 등 부작용 발생시 수치가 정상화될 때까지 치료를 중단해야 하며, 심한 경우 치료 요법의 변경이 필요하다는 근거가 나와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자와의 통화에서 동일 성분 투약 변경에 대한 근거 문헌을 확보한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국내를 비롯 미국FDA에서도 글리벡 제네릭의 생물학적 동등성을 인정해 30여 종의 제네릭이 나온 상황이지만,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오리지널과 제네릭간의 투약변경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하고 있다는 데 논란이 예상되는 이유다.

이번 행정처분에 앞서 글리벡 퇴출에 대한 환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글리벡 제네릭을 승인한 식약처의 입장을 요구한 바 있다.

건약은 "글리벡의 경우 현재 노바티스사의 베타형과 다른 알파형 제네릭의 부작용 발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데, 식약처는 2013년 글리벡 특허 만료에 따라 30개가 넘는 글리벡 제네릭 의약품을 허가했다"면서 "글리벡과 글리벡 제네릭의 약효, 부작용, 안전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밝혔다.

오리지널과 제네릭이 부작용이나 안전성 측면에 차이가 있다면 어떻게 허가를 받았는지 시비를 가려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노바티스에 내려진 복지부의 이번 행정처분은 지난 2014년 7월 의약품 리베이트 적발 품목에 대한 요양급여 정지 및 제외 제도 시행 이후 '경고처분' 이외 첫 처분 사례에 해당한다.

작년 8월 서울서부지검의 기소에 따른 것으로, 2011년 1월부터 5년간 43개 품목(비급여 1개 품목 포함)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약 25억 9000만원 상당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가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