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정부의 보건의료 청사진을 놓고 의료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어 주목된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오는 9일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현 보건의료 정책기조에 획기적인 변화가 동반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동안 방송과 신문 등 대중매체의 설문 결과를 보면, 기호 1번 문재인 후보(더불어민주당)의 40%대 강세 속에 기호 2번 홍준표 후보(자유한국당)와 기호 3번 안철수 후보(국민의당)가 20%대 경합세를 보였다.
여기에 기호 4번 유승민 후보(바른정당)와 기호 5번 심상정 후보(정의당)의 10%대 뒷심도 지켜볼 대목이다.
대선 승리는 보건복지 등 현 정책의 대대적인 수술을 의미한다.
가장 민감한 보건복지부는 복지부동 속 대선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형국이다.
특히 주요 대선 후보의 보건의료 공약이 같은 듯 다른 빛깔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당선자의 공약을 이행해야 하는 복지부가 느끼는 무게감을 다를 수밖에 없다.
복지부 내부는 강세를 보이는 문재인 후보 공약을 주목하고 있다.
동네의원과 동네약국 활성화 등 일차의료특별법 추진과 대형병원 외래 축소 등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적정부담과 적정수가 등 건강보험 보편적 보장성 강화 등 굵직한 공약 수행도 만만치 않은 과제이다.
지난 4월말 전문가 위원 워크숍을 시작한 복지부는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 성과 도출을 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이다.
복지부 의료전달체계 개선안 속도조절 "차기정부 일순위 과제"
어느 후보가 당선되던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보건의료 정책의 최우선 국정과제라는 점에서 섣부른 결과 도출은 위험하다는 게 일반론이다.
홍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분만취약지역 출산 인프라 구축과 무료독감 예방접종 확대 그리고 단골의사제 도입, 중소병원지원육성법 제정 등도 의료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복지부가 긴장하는 이유이다.
한 꺼풀 벗겨보면, 복지부가 주목하는 부분은 캐비닛(내각) 구성이다.
공무원들 내부에서는 '장사 한 두번 한 것도 아니고, 중요한 것은 누가 오느냐이다'라는 말이 회자되는 형국이다.
15년 이상 경력인 과장급만 되면 수차례 대선 경험을 통해 공직사회의 빠른 적응력을 잘 알고 있어 문제가 안 된다는 시각이다.
핵심은 장관과 차관에 누가 기용되느냐는 점이다.
조기대선 특성상 당선 이후 곧바로 청와대 입성과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중앙부처 내각 발표가 예상된다.
장관급은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남겨 놓고 있어 검증 시간이 필요하나, 차관급은 대통령 발령으로 곧바로 업무에 돌입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정무직 인사이다.
복지부는 국정농단 사태와 조기대선 상황을 감안할 때 차관은 내부 승진이 유력하다는 시각이다.
복지부 실장 4명, 학연과 지연 상이…차관 내부 승진 주목
권덕철 기획조정실장(행시 31회, 성균관대, 호남 출생)과 김강립 보건의료정책실장(행시 33회, 연세대, 강원 출생), 이영호 사회복지정책실장(행시 28회, 한양대, 충청 출생), 이동욱 인구정책실장(행시 32회, 고려대, 영남 출생) 등 학연과 지연이 상이한 4명 실장이 차관 승진 대상자이다.
청와대 보건의료 정책 관련 수석과 비서관 임명도 주목할 부분이다.
누가 당선되든, 기존 고용복지수석이 폐지되고 일자리 창출 수석과 보건복지 수석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청와대와 복지부 사이 조율사인 보건복지비서관에 누구를 기용하느냐에 따라 차기정부의 보건의료 방향을 단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복지부 한 간부는 "어느 대선 후보가 당선되느냐 보다, 수석과 장차관에 누가 오느냐가 중요하다. 정권마다 보건의료 정책이 달라졌고, 공무원들은 이에 맞춰 적응해왔다"면서 "문제는 인사이다. 청와대 수석과 장차관 임명에 따라 차기정부 5년을 가늠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간부는 "무엇보다 타 부처에 휘둘리는 복지부 모습이 없었으면 한다. 기재부 등 경제부처에서 차관과 국장으로 오는 것은 복지부 위상은 물론 공무원들의 사기와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차기정부와 관계형성에 주목하는 형국이다.
의료단체 관계자는 "의료계 많은 인사들이 여러 정당 대선 후보 지지 선언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대선 결과에 따라 의료정책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돼 긴장할 수밖에 없다"며 대선 결과에 따른 의료계 변화를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