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숙원사업이었던 회관 신축사업을 앞두고 돌다리도 두드리며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3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인만큼 업무 차질이나 회원들의 비판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사실상 신축은 다음 회장에게 공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12일 "정기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된 이상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추무진 회장을 비롯한 이사들의 생각"이라며 "오히려 더 신중하게 차근차근 준비하자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반세기 가까이 유지된 회관인 만큼 다음 수십년을 버텨줘야 하는 만큼 최대한 많은 의견을 들어가며 짓자는 것이 중론"이라며 "장기 사업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의협은 우선 각계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회관 신축 추진 위원회 구성을 준비중인 상태다.
집행부의 의견으로 사업을 끌고가지 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이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목표에서다.
따라서 의협은 회관 신축부터 임시 이전을 비롯해 모든 재원 관리를 위원회에 맡기고 집행부 또한 이에 자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의협 관계자는 "사실상 집행부의 임기도 1년여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집행부 주도로 사업을 끌고 가기는 한계가 있다"며 "위원회를 통해 지속 가능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위원회는 총 21명으로 구성된다. 우선 집행부와 대의원회, 병원협회가 3명씩 참여하고 의학회가 1명,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추천 인사가 3명이 참여한다.
또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한국여자의사회, 대한군진의학회 등도 1명씩 참여하며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공중보건의사회 등도 참여해 젊은 의사들의 의견을 낸다.
특히 법률 전문가와 건축전문가를 위원회에 상시 참여시켜 실무적인 문제가 없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의협 관계자는 "이르면 6월 경 위원회 구성이 완료되고 첫 회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마도 연말 즈음에야 회관 신축을 위한 로드맵이 나올 수 있을 듯 하다"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따라서 신축을 위한 이전도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현 집행부보다는 차기 집행부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