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별 환산지수 계약, 이른바 수가협상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협상을 낙관적으로 예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약사회를 제치고 가장 높은 수가인상률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6일 영등포 스마트워크센터에서 대한한의사협회와 의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유형별 수가협상을 시작했다.
이날 가장 주목받았던 단체는 그동안 추가재정분의 30% 이상을 차지해 온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표한 의협이었다.
의협은 1차 협상에서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을 상대로 수가인상이 필요한 이유를 각종 통계자료 등을 통해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최근 5년 간 건강보험 진료비 통계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증가율은 소폭 상승에 그친데다 진료비 점유율은 2012년 21.7%에서 2016년 19.5%로 하락세가 뚜렷했다.
반면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지난해 진료비 증가율의 경우 17.3%로 전체 증가율(11.4%)을 크게 상회했다.
1차 협상을 마친 변태섭 의협 수가협상단장(울산시의사회장)은 "1차 협상을 통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힘든 현실을 보여줄 수 있는 통계자료를 건보공단 측에 제시했다"며 "건보공단의 경우 부과체계 개편 및 보장성 강화 등과 수가인상이 상충되기는 하지만 조심스럽게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수가인상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변 단장은 "더구나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약으로 저수가 개선과 일차의료 활성화를 약속했다"며 "또한 수가인상은 일자리 창출과 연결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수가인상은 곧 의료기관 일자리 창출과 연계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이 전해지자 수가협상에 임하는 다른 공급자 단체들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표한 의협의 수가협상이 가장 낙관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일차의료 활성화라는 다소 정치적인 수가인상 요인도 있지만 통계상으로도 수가인상 근거가 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공급자 단체 관계자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병원급 의료기관과 달리 진료비 증가 둔화 현상이 뚜렷하다"며 "거기다 지난 몇 년 동안 진료비 점유율까지 뚜렷하게 하락하는 것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즉 이 같은 통계로 건보공단에 수가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차의료 강화라는 정치적인 수가인상 요구뿐 아니라 수치로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유형 중 가장 분위기가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구나 지난 몇 년 동안 약국이 차지했던 수가인상률 1등자리도 올해만큼은 의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공급자 단체 관계자는 "약국의 경우 의원과 병원의 수가인상을 따라간다고 보면 된다"며 "의원의 진료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처방량도 줄었기 때문에 약국의 상황도 좋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약국은 병원의 외래처방까지 담당하기에 상황은 그래도 의원보단 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