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이 자체 개발한 첫 신약, 만성B형간염치료제 베시보 정(성분명 베시포비르디피복실말레산염)이 비리어드 대비 우수한 내약성 및 안전성을 확인했지만 시장 안착을 장담하기는 어렵게 됐다.
비리어드의 신기능 장애, 골밀도 감소 등 안전성 문제를 개선한 베믈리디가 출시된다면 베시보정의 안전성 장점이 희석되는 한편, 한번에 3알을 함께 복용해야 하는 복약순응도가 단점으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일동제약은 만성B형간염치료제 신약 '베시보 정'과 관련해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임상 2상 결과와 임상 3상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보시보정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뉴클레오티드 계열 만성B형 간염치료제. 기존 치료제들에서 발견되던 이상반응이나 내성문제가 개선돼 만성 B형 간염 치료제의 새로운 선택지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먼저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이 진행한 베시보정과 바라크루드의 96주 비교 임상 2상 결과 B형 바이러스 억제효과(혈중HBV DNA 농도 < 20IU/mL)는 베시보 90mg, 150mg, 바라크루드 0.5mg간 억제효과 차이는 없었다.(all P>0.05)
임상 3상은 베시보 150mg(+L-카르니틴 660mg)과 비리어드 300mg의 비교로 진행됐다. 임상 2상에서 이상반응은 베시보 90mg에서 카르니틴 감소 87.1%, 베시보 150mg에서 카르니틴 감소 100%의 결과가 나와 임상 3상은 카르니틴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바이러스 반응률(순응군, HBV DNA < 400 copies/mL, 69IU/mL)은 베시보 투여군 75명 중 64명(85.3%), 비리어드 투여군 80명 중 71명(88.7%)로 나타났다.
베시보 투여군 94명과 비리어드 투여군 93명 중 약제 내성변이와 혈청학적 반응은 ▲바이러스 돌파 각 5명 ▲약제내성변이 각 0% ▲ALT 수치 정상화 각 69명 ▲HBeAg혈청소실 베시보 0명, 비리어드 1명으로 대동소이했다.
간조직의 섬유화 악화없이 염증 점수가 2점 이상 감소했는지를 살피는 조직학적 반응에서 대상자 29명 중 베시보를 복용한 18명의 조직학적 반응 비율이 77.8%를, 비리어드를 복용한 11명에서 36.4%의 수치가 나왔다.
신장독성 역시 베시보는 혈청크레아티닌 수치가 48주까지 비리어드 대비 낮았고 골밀도 검사에서도 기저-48주 간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에서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다.
임상을 진행한 안상훈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베시보를 48주간 투여 후 바이러스 반응율에서 비리어드 대비 비열등함을 충족했다"며 "약제내성변이 역시 48주 동안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비리어드가 가장 좋은 약이지만 베시보는 비리어드 대비 좋은 내약성과 안전성을 보였다"며 "골밀도, 신장독성, 간조직학적 반응에서는 더 좋은 양상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베시보정이 기존 치료제들에서 발견되던 골밀도 감소와 신장기능 저하 등과 같은 이상반응이나 내성문제가 개선된 만큼 비리어드 시장을 직접 겨냥할 수 있는 약제로 주목받는다는 설명이다.
베시보정이 비리어드 대비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했지만 문제는 비리어드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베믈리디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
베믈리디가 출시된다면 베시보정의 안전성 장점이 희석되는 만큼 베시보정의 1회 복용시 두 알(330mg x 2)의 L-카르니틴을 함께 복용해야 하는 복약순응도가 단점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높다.
안상훈 교수는 "L-카르니틴 330mg을 두 알 더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복약순응도는 문제"라며 "다만 B형 간염 치료제를 10년 이상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안전성, 유효성을 같이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복용의 불편함이 있어도 비리어드 보다 안전성 개선이 확실히 됐으니까 환자가 선택을 할 것이다"며 "골밀도, 신기능 저하 등의 이슈를 고려하면 안전성이 크게 부각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L-카르니틴이 지방간염에도 효과가 있어 임상 3상에서의 조직학적 반응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며 "조직학적 반응은 베시보 단독 효과라기 보다는 L-카르니틴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3알을 한번에 복용하는 것을 기준으로 급여등재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3알이라고 해도 비리어드 대비 낮은 약제를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