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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난민된 내과 전공의들…병원·학회 대책 마련 분주

발행날짜: 2017-05-24 12:00:59

50회 참여 의무화 현실적 한계…과별 협력 어려운 중소병원들 하소연

내과 전문의 시험의 필수 과정으로 초음파 검사 참여가 의무화됐지만 일부에서는 현실적인 한계가 드러나고 있어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수련기간 자체가 짧아진데다 현실적으로 교육이 어려운 수련병원도 많아 병원과 학회들이 분주하게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

A종합병원 관계자는 23일 "최대한 전공의들이 초음파 검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는 분명하다"며 "대학병원들이야 큰 문제가 없겠지만 종합병원들은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내과 전문의 시험 자격 조건으로 초음파 검사 50번 이상 참여와 내과학회가 인정하는 초음파 관련 교육 2회 참석을 명시했다.

이에 맞춰 대학병원들은 상당수가 영상의학과의 협조를 구하거나 내과 자체적으로 초음파 검사 참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

B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이미 의무화가 시행되기 전부터 영상의학과와 협력해 내과 전공의들의 초음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단순히 50회가 아니라 그 이상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대학병원이 아닌 수련병원이나 대학병원 중에서도 과별 협력이 어려운 곳에 있다. 이들은 사실상 전공의들이 초음파를 접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인근 대학병원에 협조를 요청해 파견을 보내는 방식으로 우선 조건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병원 관계자는 "우선 친분이 있는 인근 대학병원에 협조를 구해 그 병원 전공의들과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하지만 이 또한 미봉책에 불과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해당 병원들은 물론, 관련 학회들도 긴박하게 움직이며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초음파 교육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물론, 지역 거점 대학병원에 지속적으로 위탁 교육을 진행하는 사실상 권역 교육센터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

대한내과학회 관계자는 "초음파 검사 의무화에 앞서 이미 영상의학회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상태"라며 "영상의학과가 있는 수련병원이라면 큰 문제없이 수련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문제는 영상의학과가 없는 수련병원인데 이 또한 내과학회에 문의할 경우 인근 대학병원과 연계한 위탁 수련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수련에 문제가 없도록 권역 센터 등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들로 구성된 대한초음파의학회와 내과 전문의로 구성된 대한임상초음파학회는 초음파 교육센터를 마련해 난민으로 전락한 전공의 교육에 나서고 있다.

초음파의학회는 한국초음파의학재단과 초음파교육센터를 설립해 핸즈온 코스를 포함한 전공의 교육에 들어갔다.

임상초음파학회도 지난달 교육센터 설립을 마치고 우선 수련에 차질이 있는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임상초음파학회 박현철 이사장은 "설립 목적은 초음파에 관심 있는 의사들에게 실질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지만 지금 당장은 전공의들에게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초음파 교육을 받지 못해 전문의 시험을 보지 못하는 상황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초음파의학회와 임상초음파학회가 교육센터를 낸 것이 경쟁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전공의들을 위해서는 경쟁을 떠나 더할 나위 없는 조치"라며 "센터를 통해 전공의들이 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혼선과 갈증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