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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복지부 내 유령 공무원들 "출근만 합니다"

이창진
발행날짜: 2017-06-15 12:00:59

장관 후보자 임명 지연 여파…"몸은 청와대, 급여는 복지부"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이 지연되면서 청와대 파견 공무원들이 발령없이 떠도는 신세가 돼 주목된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실에 파견된 류근혁 국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정식 발령을 받지 못해 복지부 직위를 유지하며 청와대로 출근하는 기상황이 장기간 발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김수현 사회수석과 이진석 사회정책비서관(의사, 서울의대 의료관리학 교수)을 보좌하기 위해 복지부와 식약처 공무원들이 청와대에 파견 근무 중인 상태이다.

복지부 류근혁 국장(행시 36회, 인하대)과 신꽃시계 부이사관(행시 38회), 손영래 서기관(의사, 서울의대), 이유리 사무관 및 식약처 사무관 그리고 국회 여준성 보좌관(정춘숙 의원실) 등이 복지 및 보건의료를 전담하고 있다.

이들 모두 아직 정식 발령이 않나 몸은 청와대에 있으나, 소속은 복지부와 식약처, 국회인 셈이다.

복지부 홈페이지에는 류근혁 국장은 정책기획관, 손영래 서기관은 의료자원정책과장 등으로 명시되어 있지만, 정작 세종청사 내 해당 자리는 공석인 상태.

정식 발령 없이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실로 출근 중인 복지부 공무원들. 사진 왼쪽부터 류근혁 국장, 손영래 서기관, 여준성 보좌관, 이유리 사무관.
재미있는 현상은 또 있다.

전 정부에서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에 파견된 전병왕 선임행정관(행시 38회)과 최홍선 서기관 등은 복지부로 복귀했지만 정식 직위없이 세종청사로 출근만 하는 상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새 정부 장관 발표가 늦어지면서 전임 정부와 새 정부 청와대 파견 인사들이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면서 "몸은 청와대에 있지만 급여는 복지부에서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발표가 지연되면서 청와대와 복지부 내 유령 공무원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의 수석보좌관회의 주재 모습.(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다른 관계자는 "국정과제 이행 등 할일은 많고,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은 줄었고, 오늘내일하는 장관 발표는 감감무소식"이라고 토로했다.

복지부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비해 신속히 마련한 심사평가원 서울지소 내 공간은 한 달 가까이 텅 빈 상태로, 심평원 내부에서는 임대료에 이자까지 받아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흘러나오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