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가 없다고 병원이 안 돌아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수련의를 병원 일꾼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게 대한외과학회의 방침이다."
외과학회 서경석 이사장(서울대병원)은 15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련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고 수요, 역량, 환자 중심으로 개편 중인 수련시스템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수련기간 단축에 고배를 마신 외과학회는 절치부심해 올해는 수련기간 단축의 정당성을 보건복지부에 적극 설명해 이뤄내 내년부터 본격 적용할 예정이다.
외과 수련은 3년으로 단축하고 이후 분과전문의, 외과계 입원전담 전문의(서지컬리스트), 일반 외과의사 과정을 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길연 수련이사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수술은 충수염, 담낭염, 탈장 등인데 3년 내에 다 해결할 수 있는 비교적 쉬운 수술에 속한다"며 "3년의 수련기간은 이를 중심으로 이를 중심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역량중심으로 개편한다는 것인데 전공의가 수술 건수만 채우고 나가는 게 아니라 살아있는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수련 3년은 일반적으로 많은 수술을 완벽하게 익힐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서경석 이사장은 "3년 과정을 밟으면 기본수술과 환자케어를 잘할 수 있는 외과전문의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개원의가 탈장 등의 단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3년 수련 후 세부분과를 공부하고 싶다면 2년 정도 더 수련을 받으면 스페셜리스트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학회에 3년제 안을 올리고 있고 올해는 분명히 (통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3년 수련 후 다수가 스페셜리스트를 하겠다고 몰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비해 전국적으로 분과 티오 관리도 계획 중이다.
서 이사장은 "입원전담의 제도에 대한 의구심이 많아서 지원을 잘 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외과적 수술이나 시술을 보장해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분야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좋은 조건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또 "분과 전문의 중에서도 한 분야에 너무 몰리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전국적인 티오 관리가 앞으로는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며 "학회 차원에서 티오 산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외과학회는 오는 11월 7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국민과 함께한 70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념 책자 출판기념회 등을 준비하고 있다.
서 이사장은 "찢어진 곳을 꿰매는 것이 외과의 시작이었고 이후 국민의 생명 연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암 생존율 향상에도 기여했다"며 "선배들의 과거를 되돌아 보고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잘 추스리는 데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