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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아내가 서명한 사실확인서 발목…결국 업무정지

박양명
발행날짜: 2017-07-26 12:00:10

행정법원 "현지조사 관련 업무 위임받은 아내가 사실확인서 작성"

"실제로 진료실에서 진료하지 않고 전화상담 후 진료비를 청구한 환자입니다"라고 서명한 사실확인서가 발목을 잡았다. 사실확인서에 서명을 한 사람은 의사의 아내였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김정중)는 최근 서울 A의원 Y원장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복지부는 A의원의 건강보험 요양급여 및 의료급여 자료 약 3년치를 현지조사했다.

현지조사 결과 A의원의 부당청구 내용은 크게 4가지. 비급여 대상인 점 제거, IPL 등을 실시하고 그 비용을 환자에게 비급여로 받았음에도 '상세불명의 두드러기(L509)' 등을 진료했다고 진료기록부에 기재하고 진찰료를 청구했다. 이에 대한 원외처방전도 요양급여 대상으로 발행했다.

또 실제 하지 않은 주사료 및 이학요법료도 청구해 지급받았다.

일부 환자에 대해서는 전화로 상담한 후 약제를 처방했음에도 진찰료 및 주사료 등을 받았고, Y원장의 가족을 집에서 진료 후 약제를 수령하거나 처방전만 발급했음에도 재진진찰료를 100% 청구했다.

A의원의 부당청구 금액은 3265만원으로, 부당청구 비율은 3.6%. 복지부는 A의원에 대해 50일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A의원 원장은 법원에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결정적 이유는 현지조사 후 부당청구를 인정한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 때문. 사실확인서에 서명한 사람은 Y원장의 아내였다.

재판부는 "Y 원장의 아내는 A의원 사무장으로서 현지조사 당시 Y 원장에게 현지조사 관련 업무를 위임받았다"며 "Y 원장의 아내는 현지조사 과정에서 사실확인서를 작성했다"고 선을 그었다.

구체적으로 현지조사원이 내원을 하지 않았음에도 요양급여비를 청구한 것으로 의심되는 수진자 명단을 작성해 Y원장 아내에게 제시하면서 실제 내원한 사람 및 그 일자에 표시할 것을 요청했고 Y원장 아내는 이에 응했다.

한 환자는 조사원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이 의원에 한두번 간 것으로 기억하고 그 외에는 전화로 상담한 다음 자신의 남편을 통해 약을 전달받아 먹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도 부당청구의 결정적 증거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예외적 상황이 아니라면 의료기관 내원을 전제로 한 진찰만 요양급여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며 "전화 진찰은 요양급여 대상으로 정하고 있지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