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이 몸에 좋다고 하는데, 삶아서 산모에게 주려고 합니다. (출산 후) 태반을 줄 수 있나요?"
최근 경기도 A대학병원에서 출산한 한 중국인 환자가 병원 의료진에게 던진 황당한 질문이다.
27일 병원계에 따르면 수술을 하는 병원이라면 환자가 자신의 인체조직을 요구하는 경우를 흔히 겪는데 법에서 정하고 있는 목적이 아닐 때 인도가 곤란스러워 환자와 실랑이를 겪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A병원 관계자는 "치아, 뼈 같은 인체조직물은 의료폐기물로 분류되는데 주인이나 친권자, 후견인이 요구하면 인도해 처리할 수 있다"며 "실제로도 매장을 한다며 인체조직물을 요구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폐기물은 매장이나 화장 처리해야 하는데 그 외의 이유를 말한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어 선뜻 제공할 수 없다"며 "그러다 보니 환자와 실랑이를 할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현행 폐기물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인체 또는 동물의 조직, 장기, 기관, 신체의 일부, 동물의 사체, 혈액·고름 및 혈액생성물(혈청, 혈장, 혈액제제)은 의료폐기물 중 위해의료폐기물로 분류된다.
폐기물 시행규칙에는 이는 본인이 인도받아 매장하거나 화장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본인이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친권자나 후견인이 할 수 있다. 의료폐기물을 인도한 병원 측은 이를 상세히 기록해 3년간 보존해야 한다.
서울 B병원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뇌 수술을 받은 후 사망한 환자 측 유족이 수술 과정에서 절단한 두개골을 돌려달라고 하는 등 수술하는 병원에서 환자나 그 보호자가 인체조직물을 달라고 하는 경우는 흔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중국인 사이에서는 태반이 고단백 영양 식품이라는 개념이 있어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인체폐기물 사용 목적이 매장이나 화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의료폐기물 처리 주관 정부 부처인 환경부는 매장이나 화장이 아닌 목적이 있다면 인도하지 않는 게 맞다고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체조직물은 본인이 요구하면 인도해 공설묘지에 묻거나 화장시설에서 화장할 수 있다"며 "본인에게 인도돼 감염, 환경오염 등 부적정한 처리가 예상된다면 인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