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 관련한 기사가 나오면 수시로 인터넷에 관련 기사를 검색해봐요. 혹시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불안하니까요. 참 슬픈 현실인거죠."
교육부가 서남대 폐교 수순을 공식화한 지난 2일, 서남의대 예과 2년 송승엽(서남의대 예과학생회 부회장·96년생)씨를 직접 만나 현재 서남의대생들의 고민에 대해 들어봤다.
송씨는 이날도 교육부의 재정기여자의 정상화 계획안 반려 결정 소식에 수차례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혹시라도 추가적인 발표는 없는지 이와 관련해 각계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그래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게 제한적이다보니 기사를 검색해보는 게 전부죠. 사실 폐교하면 당장 피해를 입는 당사자이지만 의견 개진은 커녕 관련 정보도 인터넷에 의존하는 수준이에요."
그를 비롯해 현재 서남의대생의 가장 큰 걱정은 '내가 과연 의과대학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것인가'하는 점이다.
이미 서남의대는 경영난이 지속되면서 교수진도 상당수 빠진 상태. 자칫하면 당장 다음학기 수업에 차질이 예상되는만큼 교육부가 발빠르게 후속대책을 제시해주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 앞서 내년도 신입생을 받을 수 없다는 소식에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어요. 재정기여자가 인수를 잘 마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요. 당장 2학기 수업이 걱정이에요."
그에 따르면 현재 본과 1학년의 경우 2학기부터 병리학 수업을 받아야 하지만 몇개월 전 해당 교수가 사직하면서 이를 맡은 교수진이 없는 상태다.
지난해 의대생들의 정신적 지주로 꼽혔던 병리과 정상우 교수가 나간 후 학생들이 거듭 우려를 제기하면서 학교 측은 다음 학기에는 그를 다시 모시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학교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으면서 과연 해당 교수의 컴백 가능성도 희박해지는 만큼 의대생들의 학습권도 보장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지난해부터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씁쓸했죠. 하지만그보다는 당장 다음학기에 수업을 못 듣게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커요. 학교가 문을 닫는다는데 어떤 교수님이 오시겠어요?"
사실 폐교 이전인 현재도 서남의대생의 학습권은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타 대학의 예과생들은 의과대학 전공, 필수과목 이외에 다양한 선택과목 중 자신의 관심분야를 선택할 수 있지만 서남의대생이 선택할 수 있는 수업은 극히 제한적이다.
"사실 대학에 오면 다양한 선택과목 수업을 들을 수 있을 줄 알았죠. 근데 경영난으로 교수진이 축소되면서 선택과목 수도 줄었어요. 의대 전공수업 시간표에 맞추다보면 들을 수 있는 수업은 몇개 없어요."
앞서 그가 서남의대 입학원서를 쓸 때에도 고민은 있었다. 당시만 해도 명지병원과 협력병원 계약을 맺으면서 제대로된 본과 수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국 타 의과대학으로 전학가야하는 신세가 됐다.
"타 대학에 전학을 가게되면 어려움이 있겠죠. 근데 지금 학생들의 걱정은 전학 이후가 아니라 당장 다음 학기에 어떻게 되느냐인 것 같아요."
불과 몇개월 전, 재정기여자가 나타나고 인수전이 본격화되면서 의대생들은 '드디어 대학이 정상화되는 것인가'하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불안감만 남았다.
"이제 1년만 더…라며 시간끌기 식의 정책은 그만뒀으면 좋겠어요. 교육부가 시간을 끌면 끌수록 학생들의 학습권은 침해받을 수 밖에 없거든요. 뭐든지 좋으니 정부가 대처방안을 빨리 제시해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