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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독하고 강한 환자일수록 '해님 정책'이 먹힌다

메디칼타임즈
발행날짜: 2017-09-05 12:00:34

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원장의 '따뜻한 의사로 살아남는 법'(28)

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원장의 '따뜻한 의사로 살아남는 법'(28)

어렸을 때 읽은 이솝이야기 중에는 삶의 진리가 아주 많다. 나이가 들면서 이솝이야기를 자주 떠올리게 된다. 특히 '해님과 바람' 이야기가 생각난다.

지나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자고 해님과 바람이 내기를 한다. 먼저 바람이 강하게 나그네에게 불어댄다. 나그네는 옷을 더 꼭꼭 여민다. 다음에 해님이 따뜻하게 비춘다. 얼마 후 나그네는 스스로 옷을 벗는다.

살다보니 그런 경우가 많았다. 사람을 설득하고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힘은 강함이 아니라 부드러움이고,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본인 의지대로 행동하게 상황을 만들어야 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복수에는 복수, 폭력에는 폭력으로는 일이 계속 다람쥐 쳇바퀴처럼 악순환만 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동이나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만약 직원 중 강한 직원이 있거나 환자 중 독한 환자가 있다면 바람 정책으로는 그 사람을 바꿀 수가 없다. 해님 정책을 써야 한다. 칭찬을 해 주고, 먼저 애정을 보이고,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행동하면 결국 악순환의 반복이 이루어진다. 악순환을 끊는 방법은 내가 먼저 그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 해님 정책을 쓰면 그 사람의 단단한 껍질이 벗겨지고, 그 껍질 속에 숨겨져 있던 부드러운 속살이 나와 같음을 알 수 있다.

겉으로 매우 강한 척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대부분 열등감 덩어리인 경우가 많다. 아니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이다. 그 사람은 겉모습을 두꺼운 껍질로 감싸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누가 말만 붙이면 쏘아붙이고, 강한 척을 한다. 이 때 나도 똑같이 강하게 행동 하면 두 사람의 관계는 끝이다. 그 사람을 이기는 방법은 '부드러움' 밖에 없다.

직장에 아주 싫은 사람이 있다. 혹은 어떤 일로 그 사람과 이야기가 하고 싶지 않다. 그럴 때 그 사람과 어떻게 지내는 것이 좋을까? 대부분은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혹은 아주 싫은 내색을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잘 지내는 척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사람과 앞으로 계속 부딪혀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사람의 마음을 열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 해님 정책으로 말이다.

사람의 마음을 여는 것은 감동과 사랑밖에 없다. 가장 쉬운 방법은

1. 그 사람이 안 보이는 곳에서 그 사람을 칭찬한다
2. 그 사람에게 친절을 베푼다. 커피 한 잔, 미소 하나, 작은 배려 한 번.
3.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약간 손해를 본다.
4. 그 사람보다 내가 조금 더 잘해 준다.

여기서 만약 반대로 행동을 한다면 어떨까?

1. 그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사람을 헐뜯는다
2. 그 사람이 없는 것처럼 무시한다. 눈도 안 마주치고, 얘기도 안 건다.
3.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하나도 손해를 안 본다.
4. 그 사람이 하는 데로 행동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인간관계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더 나은 방법은 있지 않을까? 의사같은 전문직은 남에게 잘 굽히지 못한다. 약간의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이기는 인간관계'를 할 수 있다.

강함이 부드러움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 만약 인간관계에서 어떤 어려움에 부딪혔다면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길 수 있다'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

'미운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은 인간관계의 완성을 의미한다. 이 말을 실천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이제 인간관계에서는 고수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해님 정책을 쓸 수 있고, 미운아이 떡 하나 더 줄 수 있다면 대부분의 인간관계에서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