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효과를 바라보는 C형간염약들이 시장에 진입한 상황에서, 간염약 대표주자인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간염약 이후 파이프라인으로, 차세대 면역항암제 시장 합류를 공표한 것. 특히 인수 대상으로 언급된 제약사의 신약 후보물질(세포치료제)이, 올해 내 시판허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 '인수합병의 귀재'라는 평가가 어울린다.
해당 약물은, 최근 미국FDA 자문위에 처음으로 승인이 권고되며 주목을 받은 노바티스의 'CAR-T 세포치료제'와 동일 계열 약물로 밝혀졌다.
28일 길리어드는 CAR-T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 중인 제약사 카이트 파마(Kite Pharma)를 약 13조5000억원 규모(120억 달러) 인수 협상에 돌입했다. 올 하반기 기업인수 거래로는 최대규모 인수금액으로 꼽힌다.
해외소식통에 따르면, 길리어드의 대표이사인 존 밀리건(John Milligan)은 다수의 인터뷰에서도 '출시된 면역항암제보다 효과가 뛰어난 새로운 항암제로 CAR-T 세포치료제를 미래 블록버스터 약물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CAR-T 세포치료제는 체내 면역세포를 꺼내어 종양세포의 탐색과 사멸기능을 강화할 수있게 유전자를 변형시킨 뒤 다시 주입하는 신개념 항암제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C형간염 시장은 길리어드의 소발디와 하보니를 비롯한 다양한 신규 복합제들이 론칭하면서 완치로 인한 환자수가 급감하고 있다"면서 "이번 항암제 기업인수는 세포 기반 치료에 대한 시장 수요를 판단한 결정으로 노바티스와 같이 해당 분야에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카이트가 개발 중인 세포치료제는 불응성 비호지킨 림프종을 첫 타깃으로 올해 4분기 이내 시판허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가운데, 인수작업은 이보다 빨리 마무리될 것"이라며 "주목할 점은 이번 인수로 인해 당장 내년부터는 세포치료제의 매출 2억 달러가 추가된다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C형간염약 시장에 경쟁 품목이 대거 진입한데다 환자수가 꾸준히 줄어들면서 소발디, 하보니 등의 제품 매출이 8% 감소한 탓에, 새로운 파이프라인에 대한 고민이 제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길리어드가 향후 성장을 위해 다양한 생명공학사의 대규모 인수거래를 시도 중이라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더욱이 길리어드 CEO는 공공연하게 종양학 분야에 관심을 표명한 바 있는 것.
이에 CAR-T 틈새시장은 첨단기술이 필요한 분야로, 암치료제 개발에 무한한 잠재성이 기대되는 영역이라 길리어드에는 적격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편 길리어드에 인수가 결정된 카이트 파마의 세포치료제는 오는 11월 29일 FDA의 최종 승인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시장조사업체인 Evercore ISA는 "세포치료제는 최대 효과가 기대되는 항암제인만큼 높은 약값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승인에는 대부분 긍정적인 입장이 나온다"면서 "시판허가 이후 길리어드는 내년부터 세포치료제 매출이 2억 달러 가량 추가될 것이며 2021년에는 12억달러의 매출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