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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S 환자 임상적 혜택, 항혈소판제 브릴린타 선긋기

원종혁
발행날짜: 2017-09-01 12:00:01

고대의대 홍순준 교수 논문,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이어 미국심장학회지 게재

'항혈소판 치료전략의 무게추 이동.'

P2Y12억제제 계열 항혈소판제 브릴린타(티카그렐러)가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치료전략의 중심에 섰다.

클로피도그렐, 프라수그렐과는 차별화되는 화학구조와 결합방식으로 다양한 임상적 혜택이 하나 둘 검증되는 이유다.

최근 해당 내용을 담은 고대안암병원 홍순준 교수의 발표 논문이 심장학 분야 최고 권위의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Cardiovascular Intervention, 이하 JACC CI) 2017년 8월28일자에 게재됐다(J Am Coll Cardiol Intv 2017;10:1646-58).

브릴린타(티카그렐러)와 에피언트(프라수그렐)를 헤드투헤드로 비교한 임상연구는, 제2형 당뇨병과 비ST분절 상승(NSTEMI) 소견에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필요로 하는 ACS 환자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관전 포인트는, 고위험군인 ACS 환자에서 아데노신과 관련된 티카그렐러의 다양한 임상적 효과(pleiotrophic effect)를 따져봤다는 대목.

그 결과, P2Y12 수용체에 가역적으로 결합하는 티카그렐러는 티에노피리딘 계열 항혈소판제와 달리 이들 고위험군에서 항염증작용과 혈관기능 개선, 혈관전구세포(endothelial progenitor cells, 이하 EPC)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였다.

고대의대 홍순준 교수.
홍 교수는 "티카그렐러에서 기대되는 '오프 타깃 이벤트(표적 이외 다른 부위에서도 나타나는 효과)'에 대해 최근 학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티카그렐러의 오프타깃 이벤트는 아데노신 농도로 설명되는데, 아데노신 재흡수를 억제하는 것이 티카그렐러의 주된 효과 중 하나로 티카그렐러 투약시 혈장내 아데노신 농도가 클로피도그렐이나 대조군 대비 유의하게 증가된다는 데이터가 발표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발표됐던 여러 문헌적 결과들을 종합해봤을 때 세포의 아데노신 재흡수 억제를 통해 아데노신 농도를 증가시키는 티카그렐러의 경우, 혈관이완과 함께 미세혈관의 기능부전을 호전시키는 것으로 의견을 전했다.

홍순준 교수의 해당 임상은 올해 7월초 대한심혈관중재학회(KSIC) 제36차 하계대회에서 주요 결과 일부가 공개되며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무작위 전향적 연구로, 임상이 까다로운 '크로스오버(crossover)' 디자인으로 연구가 설계됐다는데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홍 교수는 "티카그렐러를 프라수그렐과 비교하자면, 염증 싸이토카인인 IL-6와 TNF-알파를 낮춰주고 아디포넥틴(adiponectin)과 순환하는 혈관전구세포 수치를 증가시키면서 동맥혈관의 내피기능을 개선하는데 일정 부분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티카그렐러와 프라수그렐 모두 강력한 항혈소판억제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PCI를 받은 ACS 환자에서 유용한 옵션이 되지만, 각각의 사망률에 혜택을 설명하려면 두 약제가 가진 차이점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티카그렐러에서 보여지는 아데노신 관련 항염증효과를 비롯한 다양한 효과는 실제 임상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티카그렐러VS프라수그렐 비교해보니…"뚜렷한 오프 타깃 이벤트 차이"

연구를 살펴보면, 등록된 환자들은 티카그렐러와 프라수그렐을 무작위 투약하고 5주간 추적관찰한 뒤 티카그렐러를 먹던 환자에선 프라수그렐로, 프라수그렐에서 티카그렐러로 교차투여(cross work)를 진행하면서 10주동안 추적관찰을 진행했다.

다만 참여자들이 ACS에 당뇨병이 동반되고 스텐트를 삽입한 환자들이었기 때문에 '세척(워시아웃) 기간'을 가질 수 없었다는 제한점이 따랐다.

결과는 어땠을까.

상완동맥 혈류 확장은 티카그렐러 투여군에서 0.15(±0.19)mm로 프라수그렐 투여군(-0.03±0.18mm)보다 증가돼 있었다.

특히 티카그렐러 투여군(프라수그렐에서 스위칭한 환자군 포함)과 스위칭군에서는 혈장 아데노신 농도가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염증 싸이토카인과 관련된 인터루킨(IL)-6나 TNF-알파 수치는 감소했다.

이러한 경향은 EPC 수치 변화에서도 일관성을 보였는데 CD34KDR 양성이나 CD117, CD134 양성을 보인 EPC들은 티카그렐러를 처음부터 쓰거나 프라수그렐에서 티카그렐러로 스위칭한 환자군 모두에서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홍순준 교수는 "이번 결과, 티카그렐러는 당뇨병이 동반된 비ST분절 상승 ACS 환자들에서 동맥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항혈소판효과 이면에 다양한 임상적 혜택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클로피도그렐과 프라수그렐, 티카그렐러는 화학적 구조와 결합작용에도 일부 차이를 보인다.

클로피도그렐과 프라수그렐은 화학적 구조가 굉장히 비슷하고 결합부위가 유사해서 비가역적으로 결합하지만, 화학구조가 다른 티카그렐러는 ADP 수용체의 옆구리에 붙으면서 수용체의 구조적인 변화를 불러일으켜 ADP가 결합하는 것을 억제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