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들어 질병관리본부가 감염관리 컨트롤타워 역할로 재정립됐다. 역할이 부여된 만큼 책임감도 당연히 따른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신임 본부장(52, 가정의학과 전문의, 서울의대 89년 졸업)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감염관리와 방역 관련 최상위 부처로 격상된 각오를 이 같이 밝혔다.
정 본부장은 "메르스 당시 최기 질병관리본부가 대책본부를 꾸렸지만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복지부와 총리실 등으로 컨트롤타워가 이관됐다. 지금은 질병관리본부가 컨트롤타워이고 타 부처 등이 지원하는 형태로 정부 내부 매뉴얼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메르스 이후 의사직 공무원들의 처분 관련, "컨트롤타워라는 권한을 갖게 되면 책임도 당연히 따른다. 감염관리 전문가로서 역량을 키워야 한다"면서 "지난 메르스 사태와 다르다"며 달라진 정부내 상황을 전했다.
감염관리 현안 해법으로 일차의료기관 역할 중요성을 피력했다.
정 본부장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일차의료기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메르스와 지카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면서 일차의료기관 인식과 경계심이 이전에 비해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 충분한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의사협회가 MOU를 체결해 이전 이메일 서비스를 통한 감염병 정보 전달을 문자서비스로 전달하고 있다. 문자서비스 수신률이 좋아진 것으로 판단한다, 평가조사를 거쳐 수신율 제고 방안 등 일차의료기관의 관심을 높이는 방안을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감염병 관리 약국 역할 관련, "메르스 사태 당시 약국이 피해도 컸을 것이다. 국가적 재난 사태가 발생하면 의료진 뿐 아니라 환자를 접점에서 만나는 약사들의 역할도 당연히 중요하다. 다만 아직까지 보건의료 직능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미흡하다. 약사회에서 약국 역할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준다면 함께 고민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감염병 발생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위한 IT 활용 방안도 주요 현안이다.
정 본부장은 "약 10년 전 OCS(처방전달시스템)와 연동된 감염병 자동보고시스템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최근 예산을 확보해 의료기관에 해당 모듈을 설치하기 시작했고, 향후 대상기관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면서 "빅 데이터 등 세계에서 앞서 한국 의료 IT를 활용한 감염병 감시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사태 이후 예방접종이 필요없다는 도서가 베스트셀러로 오르는 사태에 유감을 표명했다.
정 본부장은 "예방접종 외에도 다른 질병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있다. 우선 사례를 확인하고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잘못된 정보 확산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시사했다.
공직 생활 20년 만에 질병관리본부 수장으로 등극한 정은경 본부장은 "보건소 진료의사에서 질병관리본부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고 전하고 "본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낄 때마다 어렵고 힘들지만, 공무원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