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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협회 국회 세과시 "간호사 택한 것 회의감"

이창진
발행날짜: 2017-09-27 05:00:44

간호수가 신설·PA 제도개선 촉구…복지부 "적정보상 개선방안 검토"

서울의대 김윤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토론회 모습.
간호사 증원 움직임에 대응하는 간호협회의 대국회 세과시가 가감없이 표출됐다.

간호사들은 입원료 별도 간호수가 신설과 PA(의사보조인력) 불법화 대안인 간호사 전환, 간호보조인력 축소 등을 강도 높게 주장했다.

연말 간호인력 개선방안 발표를 앞둔 복지부는 유연근무제 그리고 수가 개선과 간호사 연결고리, 임신순번제 규제 가이드라인 등 간호인력 적정보상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여 병원계 반발이 예상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양승조) 주최, 간호협회(회장 김옥수) 주관으로 26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호사 수급 불균형 해소 및 지원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연자들은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간호사들을 위한 대책마련에 공감했다.

박소영 교수의 주제발표 모습.
신한대 간호대 박소영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배출되고 있는 신규 간호사 수를 유지할 경우 전체 간호사 수는 2020년 43만 4026명, 2030년 62만 8756명, 2040년 82만 3486명으로 늘어나고 이는 OECD 국가 평균 인구 천 명 당 면허 간호사 수를 상회하는 15.8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소영 교수 "신규 간호사 배출 감안하면 향후 OECD 평균 상회할 것"

앞서 복지부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의료인력 수급체계 연구결과'를 근거로 간호사가 2020년 11만명, 2030년 15만 8554명이 부족해 향후 OECD 평균을 밑도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간호대 인원 증원 필요성을 시사했다.

박 교수는 "병상 수 증가량이 간호사 수 증가량을 앞지르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간호사 대비 간호조무사 비율 역시 OECD국가 평균의 3.5배 많다"고 지적하고 "정부의 미흡한 관리정책으로 노동강도가 증가하고 신규 간호사를 중심으로 높은 이직률과 경력 간호사의 업무 부담이 더욱 가중되면서 이직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간호사와 간호대 학생 등 1000여명이 참석해 회의장 밖 별도 화면을 통해 토론을 지켜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 보건의료노조와 간호협회는 간호사 노동 가치에 부응하는 보상방안을 촉구했다.

보건노조 "간호사 증원은 밑 빠진 독 물 붓기"-병협 "중소병원 간호난 심각"

보건의료노조 나영명 정책기획실장은 "국회 계류 중인 보건의료인력특별법만 통과되면 간호사 문제의 70%가 해결될 것"이라면서 "문제는 책상에서 수치 중심으로 나오는 정부의 정책이다. 간호대 입학생을 늘린다 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뭇기에 불과하다. 인력 충원은 비용 문제로 수가와 연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상임대표는 "정부가 간호사 현황 파악부터 다시 해야한다. 의사들의 생산성 파악을 위한 차등수가제를 돈벌이가 어렵다고 없앴다"고 지적하고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는 교육여건도 감안해야 한다. 단순한 임금과 근로조건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토론회 식전 행사에는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 다수가 참석해 간호사들을 위한 처우개선을 약속했다.
간호협회 서순림 제1부회장은 "2030년까지 활동 간호사 확보 목표를 OECD 평균수준으로 하고자 한다면, 의료이용량과 병상 수도 OECD 평균수준으로 설정하는 것을 전제로 추계해야 한다"면서 "간호사 이직과 사직 감소를 위한 숙련 간호사 확보와 지나치게 높은 간호보조인력 비중 재조정, 양질의 실습교육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간호협회 "간호등급 미신고 병원 패널티 강화-PA 병원조차 적법화 반대"

서순림 부회장은 이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정착을 위해 졸업예정자의 공공병원 취업과 입원료 간호수가 개편, 간호등급제 미신고 병원 패널티 강화 등이 필요하다"며 "PA를 활용하는 병원조차 적법화에 반대하고 있다. PA 불법화를 거둬 간호사를 전환한다면 인력부족 문제가 보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계는 간호인력난 현실을 감안한 간호사 증원 확대 입장을 고수했다.

병원협회 박용주 상근부회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환자안전 그리고 고령사회 등을 감안할 때 간호사 부족 현상은 가중될 것"이라면서 "지역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공중보건간호사 신설에 공감하며 중소병원 세제 혜택과 입원료 수가 현실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복지부 곽순헌 과장(맨 오른쪽)은 12월 발표될 간호인력 개선방안에 적정보상 등을 담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12월 개선방안 발표를 감안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간호사 적정보상에 힘을 실었다.

복지부 "적정수가에 간호인력 보상 검토…간호사에게 가는 연결고리 중요"

의료자원정책과 곽순헌 과장은 "의료계와 비급여 급여화 적정수가 논의에서 간호인력 적정보상이 빠지지 않도록 모니터링 하겠다. 단순한 야간간호사 개선 뿐 아니라 수가 인센티브와 수당 지급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연근무제와 수가개선에서 중요한 것은 간호사에게 직접 가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다"라면서 "간호사 임신순번제와 감정노동 등은 별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방안도 담겠다. 보건의료인력특별법에 녹아들어가게 하고, 여건이 성숙되면 전공의특별법처럼 간호사 권익증진을 위한 별도 법안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해 참석 간호사들의 박수를 받았다.

플로어 질문에서도 간호사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중소병원 간호사 "나이트 근무 11개 이상, 초과수당 안주는 병원도 있다"

지역 간호사 한 임원은 "의사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의사인력을 제한하고, PA 합법화를 안하는 것으로 안다. OECD 비해 의료기관 과잉 공급, 국민들의 과잉 사용으로 건강보험료가 과잉 지불되고 있으며 결국 비용은 의사와 병원에게만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 중소병원에 근무 중인 남자 간호사는 빈번한 야간근무와 초과수당 미지급 등 간호사들이 현실을 토로했다.
부산 중소병원 남자 간호사는 "이브닝으로 출근해 27명의 입원환자를 케어하고 새벽에 퇴근했다. 월급도 많지 않다. 간호사 직을 택한 것에 회의감이 든다"면서 "나이트 근무가 한 달 11개 이상인 병원도, 초과 근무수당도 안주는 병원도 있다. 복지부가 현장 목소리를 들어 최소한 법적 제한을 해달라"며 과도 근무에 시달리는 병원 간호사들의 애로를 호소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식전 행사에는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간사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간호사의 처우개선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