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신규 배출 인력을 대폭 늘렸지만 오히려 근속 연수는 더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급은 늘었지만 10년째 변하지 않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이직률과 사직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과 같은 해법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한간호협회는 최근 2007년부터 2016년까지 간호사들의 실태조사 연구결과를 분석하고 간호사 근로조건 개선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간협은 "간호사 부족 문제는 이제 사회적 이슈까지 부상해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 또한 간호대 신증설과 입학정원 확대 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는 사이 경력이 단절된 유휴 간호사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기하급수적으로 이직과 사직이 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에 따라 간호사 근로조건 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간협은 우선 세계 최고 수준의 허가 병상수를 짚고 넘어갔다. 간호사 근무환경의 기초가 되는 지표라는 판단에서다.
전국 병의원에 2015년말 66만 5920개의 허가병상이 있으며 이는 OECD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고 앞으로도 증가 기조는 꺾이지 않다는 것이 간협의 추계다.
이로 인해 병원간호사들의 근로여건의 기초가 되는 병동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수는 2016년 기준 19.5명으로 이 또한 OECD 기준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는 지적.
일본의 경우 간호사 1명당 7명, 미국은 5.4명, 캐나다나 호주는 4명인 것과 비교하면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높은 노동강도를 감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간호사 이직, 사직률은 상급종합병원이 8.4%, 종합병원이 17.2%, 병원이 21.4%로 점점 더 높아만 지는 추세다.
특히 신규간호사의 이직률은 35.3%로 지난 2011년 30%보다 무려 5%나 더 상승했다는 점에서 근로조건 개선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간협은 "결국 간호사들의 이직과 사직은 10년째 변하지 않고 있는 근로조건에서 출발한다"며 "병원이 작을 수록 이직률과 사직률이 높다는 것이 그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하지만 중소병원들은 여전히 경영의 어려움이라는 문제를 앞세워 간호사 인력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중소병원들이 간호사를 바라보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간협은 "메르스 사태 또한 결국 병원내 간호사 부족으로 많은 가족과 친지, 간병인이 병원을 오가야 하는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간호사 고용이 병원 수익과 연결될 수 있도록 간호사의 행위가 실제 수가에 반영되는 수가체계 개선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