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간호인력 부족현상에 대해 누구가 공감하고 알고 있는데 왜 (간호사)당사자만 원인을 다른 곳에 서 찾나. 왜 그들만 인력부족을 공감하지 않나. 정말 힘들다."
"유휴간호사를 실제로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대한병원협회는 12일 열린 학술세미나에서 간호인력 수급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마련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이어 패널토의에 나선 이들은 의료 현장 내 간호인력난을 호소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영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추진단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 의료기관이 더 이상 늘지 않는 배경에는 간호 인력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유휴간호사 취업교육센터는 물론 야간전담간호사 수가 가산 정책도 추진했지만 솔직히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유휴간호사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 실제로 수급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오영호 연구위원은 구체적인 통계를 제시하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오 위원은 간호사 면허인력은 총 35만9천명에 달하지만 실제 활동인력은 23만7천여명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방의 경우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은 더욱 극심하다고 봤다.
실제로 지역별 100병상당 간호사 인력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의 경우 2006년 35명에서 2013년 41명으로 늘어난 반면 전라북도는 2006년 20명에서 2013년 13명으로, 전라남도는 2006년 19명에서 2013년 14명으로 인력난이 더욱 극심해졌다.
OECD국가별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인력은 일본 8.3명, 독일 11.1명, 캐나다 7.1명 대비 한국은 3.1명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오 위원은 간호사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가가 직접 간호사를 양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최근 남자 간호사의 증가로 공중보건 간호사 제도 도입을 검토해볼 만하다"면서 "이와 더불어 질적 수준 강화를 위한 대안도 모색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군산병원 이성규 이사장은 간호인력난으로 중소병원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간호사를 채용할 때 실력을 평가하기 보다는 간호사들의 눈치부터 봐야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정부도 안 나온다는 유휴간호사만 기다리고 있으니 참 힘들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간호사 수 자체가 부족한 것을 왜 급여 등 근무여건이 안좋다는 등 원인을 왜 다른 곳에서 찾는지 모르겠다"면서 "모두가 알고있는 인력부족을 왜 간호사들만 공감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간호사가 없어 병동을 열 수 없는 상황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까지 시행하면서 더욱 가속화 됐다는 게 그의 호소다.
그는 "현재 간호사 인력 통계는 임상간호사 이외 간호조무사까지 포함돼 있어 사실과 다르다"라면서 "중장기적 인력수급 추계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