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인력과 정책을 아우르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 정부 또한 이직 방지에 방점을 찍고 수가 등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메디칼타임즈와 대한중소병원협회, 한국의료재단연합회는 28일 코엑스에서 간호인력 수급난 해결을 위한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간호인력난의 핵심이 근무조건 개선이라는데 공감하고 간호인력과 관련한 큰 그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발제에 나선 대한중소병원협회 이성규 부회장은 "그 어떤 간호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정부의 의지"라며 "일과 가정에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일개 병원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아무리 정책을 세워도 유휴 간호사들을 끌어내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쏠림 등 양극화가 일어나는 이유도 결국 근무조건의 차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한간호협회도 뜻을 같이 했다. 간호인력난 해소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근로조건 개선 밖에 없다는 것.
아무리 공급을 늘린다 하더라도 결국 이들이 사직하거나 이직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대한간호협회 송명환 정책국장은 "현재 활동중인 임상 간호사가 18만명인데 지금 간호대에 재학중인 학생만 9만 5천명에 달한다"며 "4년안에 배출되는 간호사가 현재 활동간호사의 절반에 달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 지금으로도 간호인력 공급은 충분하다는 의미인 만큼 지금은 간호사 이직률을 줄이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해야 한다"며 "밑빠진 독을 막지 않고 물만 붓는다고 독이 채워지겠냐"고 제언했다.
노동계에서도 근로조건 개선 없이 간호인력난 해소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이주호 정책연구원장은 "일본만 가봐도 거의 모든 간호사들이 정년을 맞는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정년퇴직하는 간호사가 몇명이나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저출산을 해결하겠다며 수백억원을 투입하면서 간호사들은 임신순번제를 하는 지금의 이 부조화를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며 "공급 문제가 아닌 공급 및 유지관리로 인식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간호인력난 해소를 비롯한 간호 정책에 대한 일관성 있는 추진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확히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고 총체적인 관리 대책을 세워야만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보건복지 전문위원은 "간호인력이 정말 부족한지, 부족하다면 무엇에 부족한 것인지부터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며 "비수도권에서 병상 증가율이 더욱 폭발적인 상황에서 과연 환자수에 비해 간호사가 부족한지 병상수에 부족한지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최종현 기획이사는 "계속해서 간호인력 문제를 얘기하지만 병원과 정부 모두 이러한 논의에 간호사만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간호조무사도 70만명에 달한다고 하지만 실제 활동 조무사는 그리 많지 않은 만큼 이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비롯한 모든 정책에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논의해야 하는데 이를 맡을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간호인력 컨트롤타워를 세워 교육과 정책 인력 수급과 활용 방안 모두를 아우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도 이러한 의견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결국 근로조건 개선을 통해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어떤 정책도 무의미하다는 것.
따라서 예산을 확보하고 정책적으로 수가 등을 신설해 이탈하는 간호인력을 막는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곽순헌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인력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다는 점은 정부도 인정하고 이에 대한 보상책을 수립하고 있다"며 "결국 공급확대 보다는 이탈 방지가 더욱 중요한 문제니 만큼 이에 방점을 찍고 총체적 대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근로환경 개선과 처우, 지위 향상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며 "야간근무 수가와 시간제 간호사 별도 수가 등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정책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