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 약제의 클로피도그렐 약효 저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PPI의 안전성 이슈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는 P-CAB 계열 약제 보노프라잔의 국내 출시를 기다리는 것이 정답일까.
최근 PPI 계열 약제 중 2세대인 라베프라졸(오리지널 파리에트)이 클로피도그렐과의 약물 상호 작용이 가장 적고, 병용투여 시기 조절로 상호 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라베프라졸의 효용성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있다.
PPI 약제의 대안 성격으로 P-CAB 계열의 기대치가 고조되고 있지만, 보노프라잔 역시 약물 상호 관련성에 대한 연구가 충분치 않고, 프라수그렐과 CYP3A4 대사를 공유하기 때문에 프라수그렐 병용시 약효 저해 문제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하마마츠 의대 타카히사 후루타 교수는 한국에자이가 주최한 아시아 서밋 강연에서 'CYP2C19 다형성에 관련한 PPI/P-CAB 치료 전략'을 발표했다.
양성자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 약제는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제 효과를 통해 역류성식도염 치료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받지만 항혈전제 클로피도그렐과의 병용 투여시 클로피도그렐에 대한 약효 저하가 보고된 바 있다.
대안으로 지목된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 P-CAB(Potassium Competitive Acid Blocker) 계열인 보노프라잔이 최근 일본에 출시되면서 PPI 대체 가능성 여부가 관건으로 떠오르는 상황.
후루타 교수는 "PPI와 클로피도그렐 모두 주로 CYP2C19 유전체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CYP2C19의 활동에 따라 병용투여 약물의 약동학과 약력학이 변한다"며 "항혈전제 치료중 PPI 제제를 사용하는 경우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연구에서 항혈전제 복용 중 산 억제제의 복용, 미복용에 따라 심혈관 사건 발생의 정도가 달랐다"며 "PPI(n=62) 중 협착증 미발생 40명, 스텐트 내 재협착 15명, 새로운 병변 4명, 급성심근경색 3명이 발생했지만 산 억제제 미복용자(n=117)는 협착증 미발생 92명, 스텐트 내 재협착 17명, 새 병변 8명, 급성심근경색 0명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PPI 제제들은 보통의 투여량에서도 클로피도그렐과 상호 작용을 했다"며 "PPI 약제와 클로피도그렐의 투여 시간 조절이 CYP2C19에서의 급격한 대사 작용을 피하는 게 해줄 것이다"고 제시했다.
후루타 교수가 인용한 연구 결과를 보면 클로피도그렐 75mg을 세 개의 CYP2C19 유전형 그룹에게 투여한 결과 급격한 대사군(n=12)에서의 IPA(Inhibition of platelet aggregation, 혈소판응집억제수치)는 70%, 중간 대사군(n=25)에서 50%, 저하 대사군(n=4)에서 30% 수치를 나타냈다.
후루타 교수는 "PPI 계열 약제는 적은 용량이라도 클로피도그렐의 항혈소판 기능을 약화시킨다"며 "아침과 저녁으로 이들 약제를 나눠 투여하는 것으로로 CYP2C19에서의 상호 작용을 어느 정도까지 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4개의 PPI 약제 중 클로피도그렐 활성 대사에 대한 영향이 가장 적은 성분은 라베프라졸이었다"며 "클로피도그렐 투여 4~5 시간 후 PPI 약제를 투여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약물 상호 영향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로 PPI 계열군의 부정적 심혈관계 사건을 비교해 보면 오메프라졸의 발생 비율이 1.4, 란소프라졸 1.51, 에소메프라졸 1.59, 판토프라졸 1.52로 나왔다"며 "반면 라베프라졸은 1.03으로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차세대 약물인 보노프라잔이 PPI의 만능 대체물이 아니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후루타 교수는 "P-CAB 계열인 보노프라잔이 일본에서 시판됐다"며 "보노프라잔은 CYP3A4에서 주로 대사되지만, 부분적으로는 CYP2C19에서도 대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약물 간 상호 작용은 충분히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클로피도그렐의 활성 대사는 CYP2C19뿐 아니라 다른 CYP 효소에서도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클로피도그렐이 CYP3A4 효소에 의해 대사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CYP3A4 대사를 공유하는 보노프라잔 역시 기존 PPI 제제의 한계를 일정 부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후루타 교수는 "새로운 항혈전제인 프라수그렐은 주로 CYP3A4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CYP3A4 대사를 공유하는 보노프라잔이 PPI 약제보다 더 프라수그렐의 기능을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제 연구한 결과 보노프라잔은 클로피도그렐의 유전형과 상관없이 모두 항혈소판 기능을 약화시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