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예방백신 접종이 한창인 가운데,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경우 "백신 접종 후 2주간은 복용 중이던 메토트렉세이트(MTX)를 중단하는 것이 백신의 면역반응을 끌어올린다"는 최신 결과가 나왔다.
주목할 점은 이번 분석 결과가, 임상근거 수준이 높은 '전향적' 무작위 임상 결과로 국내 교수진이 해외학회에 발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메토트렉세이트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해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질병 활성도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결과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 중인 올해 미국류마티스학회(ACR)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논문초록 번호 Abstract 827).
주 연구자인 서울대병원 박진균 교수(류마티스내과)는 "이번 결과가 일반 클리닉에서 류마티스 환자들에 독감 백신을 접종할 때 일부 우려가 따를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하나의 근거가 되길 희망한다"면서 "치료반응은 15~20% 정도 더 좋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플레어 비율도 증가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임상의 근거가 된 박 교수팀의 파일럿 연구 결과는 류마티스학회 저널에도 게재된 바 있다(Ann Rheum Dis. 2017;76:1559-1565). 연구에서는 백신 접종 4주전 메토트렉세이트를 중단하거나 2주 전 또는 2주 후, 4주 후 투약을 각각 중단한 류마티스 환자에서 그 차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독감백신 접종 후 2주간 메토트렉세이트를 잠시 중단하는 것이 질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도 독감 백신의 효과를 증가시키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과지를 보여줬다.
4가 독감백신 접종 후 2주간 MTX 중단 '백신 효과 끌어올려"
박 교수는 "메토트렉세이트 복용 환자의 경우 감염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독감예방 접종과 같은 예방 수단은 특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자주도(ITT) 임상의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무작위로 분류된 156명의 환자는 메토트렉세이트 투약을 유지했고 160명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독감백신 접종 후 2주간 메토트렉세이트의 투약을 중단케했다.
임상 참여자들은 모두 2016년 10월 7일부터 2017년 1월 9일까지 ▲H1N1 ▲H3N2 ▲B/Yamagata ▲B/Victoria가 포함된 계절성 4가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받았다.
여기서 치료를 유지한 환자와 비교해, 메토트렉세이트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환자의 상당수에서도 백신의 각 균주에 대한 혈청 보호효과가 지속됐다.
또 백신 반응에 있어서도 차이가 났다. 4주차 결과 2가지 이상의 백신 균주에 대해 혈구응집 억제 항체가(hemagglutination inhibition antibody titer)의 4배 이상이 증가하는 것으로 정의된 '만족스러운 백신 반응'은, 치료 유지군보다 중단군에서 더 컸다.
박진균 교수는 "환자마다 항체의 역가가 높거나 낮은데, 이들 환자에 높은 역가가 언제나 진정한 보호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