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암 환자 치료에 '왓슨'을 도입한 건양대병원이 반년만에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다.
건양대병원은 "왓슨 다학제 암진료 300례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 "유방암 142건, 폐암 37건, 대장 및 직장암 63건, 전립선 및 방광암 5건, 위암 12건, 난소 및 자궁암 20건으로 현재까지 총 279명의 암 환자에게 진료를 적용했다"고 9일 밝혔다.
도입 당시만 해도 과연 환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였지만 도입 6개월 만에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게 병원 측의 분석이다.
병원 측은 대개 주치의의 치료 계획과 90%가 넘는 일치율을 보였으며 환자들의 신뢰도와 치료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다만, 위암은 주치의의 치료계획과 왓슨이 제시한 치료법의 일치율이 50% 수준에 머물렀다.
병원 측은 "서양 사람에게는 발병이 희박한 위암이 유독 한국 사람에게는 많아 오히려 국내 의사의 치료기법이 왓슨보다 앞서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왓슨을 국가별 특성에 맞게 개선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건양대병원 윤대성 암센터 원장은 "왓슨을 훈련시키는 것도 의사의 역할이며, 환자에 대한 사랑을 기반으로 한 도덕적 판단도 의사가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의사가 했던 일을 간호사가 시행하고 있는 부분이 있듯이 왓슨으로 인해 환자의 질병을 좀 더 정확히 진단하고 최적의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건양대병원 김종엽 홍보실장은 "왓슨 도입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발판 삼아 첨단 인공지능 헬스케어 기술을 개발하고 꾸준히 발전시켜 환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도입할 의지를 내비쳐다.
한편, 건양대병원은 2020년 개원을 목표로 로봇수술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정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2병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