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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P보다 저렴한 4가 독감백신…가격비교 사이트까지 등장

발행날짜: 2017-11-13 05:00:59

일부 의료기관 덤핑 경쟁 가속화…"바가지 눈총 받을 바엔 차라리 안 하고 싶다"

급격히 찾아온 추위와 함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또 다시 가격 경쟁이 가속화 되고 있다.

4개 백신에 대한 접종 비용이 1만원대로 사실상 국가접종(NIP)보다도 낮은 가격에 형성되면서 덤핑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 하지만 이를 제제할 마땅한 명분도 없다는 점에서 유관기관들도 답답해 하는 모습이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11월이 시작되며 독감 백신에 대한 수요가 꾸준이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인에 대한 NIP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대기 시간이 크게 줄은데다 11월이 접종의 적기라는 정보가 널리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백신 접종 시즌이 시작된 셈이다.

하지만 올해도 여전히 백신 가격을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 큰 논란이 이는 분위기다. 매년 지적되는 덤핑 논란이 바로 그것이다.

A내과의원 원장은 "4가 백신 기준으로 33000원에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인근 지역 시세에 맞춰 일부러 평균적인 가격에 맞춰 놨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꾸준히 내원하던 환자들은 그냥 맞지만 대부분이 왜 이렇게 비싸냐고 말들을 하고 같다"며 "백신으로 돈 벌 생각이 없어 그냥 두지만 대충 들어보니 인근에서도 2만원 초반대에 진행하는 곳도 있는 듯 하더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대부분의 환자들이 선호하는 4개 백신을 기준으로 접종 가격은 1만 5천원부터 4만 5천원까지 최대 3배 차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1만 5천원 이라면 사실상 3가 백신으로 진행되는 NIP보다도 낮게 가격이 책정된 셈. 일각에서 덤핑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이유다.

의협 임원을 지낸 B원장은 "물론 비급여 항목인 만큼 원장이 만원 아니라 100원에도 해줄수는 있는 것이겠지만 최소한의 정도관리와 환자안전 등을 위해서는 적정 가격이라는 것이 있다"며 "이러한 기관 대부분이 의사 한명이 하루에 수천명을 접종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보니 대기 환자 관리도 최소한의 문진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상도의 면에서 이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통제기전은 있어야 하지 않는가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렇듯 가격차가 벌어지면서 일부에서는 실시간으로 독감 백신 가격을 공시하는 가격비교사이트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가장 저렴한 곳은 영등포의 한 의원으로 1만 5천원이며 관악구와 성동구의 모 의원이 1만 7천원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과거 입소문을 통해 암암리에 이러한 의원들이 알려졌다면 이제는 사이트를 활용해 특정 의원으로 모이면서 하루에 수천명씩 접종이 진행되고 이를 통해 또 다시 가격경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이로 인해 일부 의사들은 아예 백신 접종을 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서비스 차원에서 유지는 하고 있지만 이러한 덤핑 의원들과 비교당하고 싶지 않다는 하소연이다.

C내과의원 원장은 "아예 백신 가격 자체를 병원 어느 곳에도 붙여놓지 않았다"며 "매년 덤핑 의원들과 비교해가며 여기는 왜 이렇게 비싸냐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은 이유"라고 털어놨다.

아울러 그는 "그 항목 하나 만으로 마치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 다 비싸고 바가지를 씌우는 것 같은 의심을 받을 때는 정말 자괴감이 든다"며 "그래도 매년 관리해 드리는 환자가 있어 가져다는 놓지만 어떨때는 아예 접종 자체를 하지 않고 싶은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지역의사회 등도 인식하고 있지만 마땅히 비판하거나 제재할 방안이 없다는 점에서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매년 덤핑과 관련한 많은 민원들이 들어오지만 편법과 불법 사항이 없으면 이를 제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의사 회원이 백신을 구입해 직접 이를 접종하고 부당청구 등이 없다면 가격만으로 이를 비판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