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의사국시 당락은 '실기시험'에 달려있을까.
의대생들 사이에서 필기시험이 지난해 보다 상대적으로 쉬웠다는 평이 나오면서 실기평가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의대생에 따르면 지난 9~10일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진 의사국시 필기시험 결과 지난해 보다 시험이 쉬웠다는 평이 높다.
H의대 학생은 "실기는 문제가 공개되는 게 없어서 난이도를 작년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필기는 작년보다 쉬웠다"고 말했다.
S의대 학생도 "필기시험 후 동기들과 이야기를 해본 결과 지난해보다는 수월하게 풀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실기시험은 기억에 의존해야 하다 보니 불확실한 점이 많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는 암기형 문항을 없애고 임상증례 중심으로 문제가 나온 탓에 필기시험에 대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고, 이는 합격률에 그대로 반영됐다.
하지만 올해는 필기시험이 지난해보다 쉬웠다는 평가가 많아 반대로 난이도를 예측할 수도 없는 '실기시험'에서 합격 여부가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실기시험 문항 공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필기시험처럼 답이 딱 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족보' 자체도 만들기 힘들어 의대생들 입장에서는 시험에 대비하기가 불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는 시험문제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의대협은 "실기 시험은 시험 준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고 불합격 납득 및 재시험 준비의 어려움이 있다"며 "현재 실기시험은 문제와 채점기준, 획득 점수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험문제 공개는 학생들의 공부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며 "채점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답답한 상황에서 필기시험을 준비하게 된다"고 했다.
실기는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다 보니 시험을 치고 난 후 그 경험을 기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의대협 류환 회장은 "시험문제 공개는 앞으로도 의대협 차원에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며 "차기 의대협 회장 선거가 진행 중이다. 후보 등록이 완료되면 각 후보에게 이 부분에 대해 질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82회 의사국시 합격자는 실기와 필기 시험 결과를 종합해 오는 23일 국시원 홈페이지(www.kuksiwon.or.kr) 및 모바일 홈페이지(m.kuksiwon.or.kr)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