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의료질평가지원금의 수가가 올랐음에도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중소병원계 불만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올해부터 선택진료 완전 폐지에 따라 의료질평가지원금을 등급별로 전체 상향시켰다.
구체적으로 의료질평가지원금에 따른 1-가등급의 상급종합병원 입원 수가는 1만 6360원→2만 2500원으로, 외래는 5490원→7500원으로 상향했다. 같은 등급의 종합병원은 입원 8280원→1만1801원, 외래는 2590원→3930원으로 인상했다.
나머지 1-나등급부터 최하 등급인 5등급까지 모두 의료질평가지원금 수가도 일정부분 상향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중소병원들은 3~5등급에 분류돼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H중소병원장은 "의료질평가지원금 수가를 모두 인상하면 뭐하나"라며 "대부분 중소병원들은 교육 및 연구지표에서 점수를 받지 못해 상위 등급을 받기 힘들다. 3등급에서 5등급 하위 등급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의료질평가지원금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는 "3등급에 분류된 중소병원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대부분 5등급에 포함된다"며 "말은 국가 의료 질 향상을 유도한다고 하는데 여전히 제도는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의료질평가지원금이 아니라 선택진료 나눠먹기로 제도 이름을 고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중소병원계는 최근 심평원이 국회에 국정감사 조치계획으로 제출한 의료질평가지원금 수가 상향 방침 내용도 문제로 지적했다.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모든 수가를 인상해놓고 마치 지방 중소병원들을 위해서 5등급 수가만 향상한 것처럼 보고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심평원은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조치계획 답변서를 통해 '지역·중소 종합병원이 주로 분포돼 있는 5등급 수가를 상향'했다는 내용을 보고했다.
서울의 A중소병원장은 "중소병원 대부분이 포함돼 있는 5등급 수가를 상향했다고 심평원은 홍보하는데, 이는 왜곡된 측면이 강하다"라며 "상급종합병원 주로 포함된 1-가등급 입원 수가는 6000원 가량 인상해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중소병원이 대부분인 5등급 입원 수가는 70원에서 420원으로 인상시켰다"며 "수치 상만 보고 수가를 6배 인상해줬다고 하는데 실제 금액을 보면 한숨이 나올 정도"라며 "이것이 무슨 지방 중소병원의 의료 질을 유도한다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현장의 불만이 커지자 중소병원협회는 자체적으로 '의료질평가지원금' 제도 개선 방안을 위한 연구를 진행해 최근 완료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병원협회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복지부와 심평원에 제도 개선을 제안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소병원협회 이송 회장은 "정부는 평가 결과만을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할 것이 아니라 개선율도 반영해 전체적인 의료서비스 질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며 "현재 제도는 대형병원에 치워쳐져 있는데 이를 분산시키기 위해선 교육 수련 부분은 해당/미해당으로 가는 것이 형평성에 부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개발부분도 의료질평가지원금의 일부분인데 환자 진료에 직접적 연관성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제외해야 하는 것이 맞다"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