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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수입이냐, 의사 수입이냐" 진단비 논란 현실화

발행날짜: 2018-02-26 05:00:58

소유권 다툼으로 일부 정신병원 봉직의 집단 사표, 정부 유권해석 시급

#. 경기도 S 정신병원은 최근 병원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른 교차진단비 문제로 갈등을 벌이다 근무하던 3명 봉직의 모두가 사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A정신병원은 같은 문제로 봉직의 4명이 한꺼번에 사표를 제출했던 전례가 봉직의 채용 시장에 소문난 탓에 추가 채용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른 교차진단비 소유권을 둘러싼 문제로 병원과 봉직의 간의 갈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간단히 말해 교차진단비가 병원 수입이냐 소속 봉직의 수입이냐 놓고 벌이는 갈등이다.

26일 병원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말부터 정신건강복지법이 시행된 가운데 현장에서는 교차진단을 둘러싼 병원과 소속 봉직의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정신건강복지법 시행에 따라 비자의 입원 판정수가는 진찰료와 출장비 등을 산정해 환자 1인당 약 6만원 선이다.

즉, 봉직의가 타 정신병원 환자 입원판정을 위해 교차진단을 나갈 때마다 환자 1인당 약 6만원의 수가를 받는 셈이다.

이 6만원은 일반적으로 소속된 병원으로 지급돼 봉직의에게 돌아간다.

이와 관련해 정신과봉직의협의회는 지난해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초기 병원과 봉직의 간의 근무 계약 혼선을 방직하기 위해 '표준계약서'까지 새롭게 법적인 검증을 거쳐 마련한 상황.

기존 계약은 유지한 상태에서 추가진단 업무가 기존 업무에 추가됐을 때 고용주인 병원장과 체결하는 계약서인 것이다.

경기도 A 정신병원의 한 봉직의는 "경상북도 한 병원에서 봉직의를 초빙하면서 2차 교차진단비를 건당 2만원에서 2만 7000원 받는다는 말까지 지난해 있었다"며 "나머지 교차진단비는 병원 몫으로 가져간다는 것인데, 원칙상으로는 교차진단에 따른 수가는 봉직의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물론 병원 입장도 있다. 교차진단비의 경우 병원 매출로 책정되기 때문에 세금이 추가로 발생하는 데 병원 입장에서도 골치 아플 것"이라며 "관련된 세금을 계산해서 봉직의에게 주기도 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선 정신병원들은 교차진단비를 둘러싼 명확한 정부의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정신의료기관협회 관계자는 "최근 교차진단비 문제로 무더기로 봉직의가 사직서를 낸 해당 정신병원의 경우 추가 채용이 쉽지 않아 진료공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더구나 다른 병원들의 경우도 교차진단 시행으로 인한 진료 공백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황이 심각해진다면 문을 닫는 병원이 늘어날 수 있다. 최근에는 정신과만 폐쇄하고 노인 병동만 운영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며 "교차진단비 문제는 정부가 뚜렷한 입장을 정해주는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최근 정신건강복지법 추가진단 전문의 규정을 1년 연장한 바 있다. 현재로서는 비자의 입원과 기간 연장 시 법에서 정한 '서로 다른 의료기관’에 소속된 전문의 2인의 일치된 소견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정신병원은 비자의 입원을 신규로 한 경우 2주 이내 서로 다른 병원 소속 전문의의 추가진단을 하되, 예외적으로 2018년 12월 31일까지는 전문의가 부족한 사정이 있는 경우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면 같은 병원 전문의가 추가진단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