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김천을 근거지로 한 덕산의료재단이 경기도 수원시와 MOU를 맺고 서수원 지역 10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건립에 나선다.
지방 중소병원의 수도권 진출 선언이다.
덕산의료재단 강병직 이사장은 9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지방에서 갈수록 병원을 운영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며 "지방병원 대부분은 여력이 된다면 수도권으로 진출하고 싶을 것"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덕산의료재단은 수원시와 1000병상 규모로 서수원 지역 종합병원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1단계로 2020년까지 병상 450개 규모로 개원하는 것을 추진하기로 한 상황.
현재 덕산의료재단의 경우 경상북도 김천에 274병상 규모 '김천제일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강병직 이사장은 "일단 450병상 규모를 시작으로 서수원 지역에 병원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원시 쪽에서 만평 규모의 부지로 4곳을 제안한 상황"이라며 "현재 부지의 위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강 이사장 "부지 매입과 관련해서는 수원시 측에서 협조키로 했다. 다만 부지매입을 위한 자금 등의 협조는 없다"며 "부지매입이 완료된다면 본격적인 병원 건립이 추진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렇다면 덕산의료재단은 왜 수도권 진출을 시도하는 것일까. 실제로 문재인 정부 들어 중소병원 정리론이 급부상하면서 주변 중소병원들은 덕산의료재단의 이 같은 결정에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강 이사장은 시간이 거듭될수록 지방에서는 병원을 경영하기 어려운 환경이 처해지고 있다는 점을 제시하며 수도권 진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강 이사장은 그동안 김천제일병원을 15년 간 운영하면서 지방병원으로서 간호사 수급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인 수원에서 병원을 개원한다면 간호사 수급 등의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 이사장은 "올해 김천제일병원의 경우 신규 간호사를 5명 밖에 채용하지 못했다. 수도권에 있는 병원보다 연봉을 더 준다고 해도 채용하기 어렵다"며 "간호등급제가 도입되면서 지방 대부분의 병원은 7등급인 것이 현실이다. 근무하고 있는 병원 간호사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라고 하소연 했다.
그는 "지방은 간호사가 없어 병동을 폐쇄하는 상황인데다 인구도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여력이 될 때 수도권으로 진출해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며 "수원에 병원 건립이 완료된다면 수원과 김천제일병원 두 곳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수원시에는 병상 100개 이상 7개 이상의 진료과목과 전문의를 갖춘 종합병원은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장안구), 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동수원병원(팔달구), 아주대병원(영통구) 등이다.
수원시는 해당 종합병원들이 도심 또는 동수원권에 있다는 이유에서 덕산의료재단과 MOU를 맺고, 2020년 450병상 규모를 시작으로 총 10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건립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