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가 중반을 넘기며 부동표를 잡기 위한 후보들의 움직임이 바빠지면서 과도한 홍보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열 홍보전을 막기 위해 선관위가 스팸성 문자메시지를 일부 규제하고 있지만 이를 피해 카카오톡이나 밴드와 같은 관계형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불만들이 새어나오고 있는 것.
A내과의원 원장은 "그나마 문자는 확인을 안하면 그만인데 동의도 없이 카톡이나 밴드 방에 마구 초대가 되고 그 안에서 홍보물들이 계속 오고 있다"며 "선거가 시작되고 만들어진 카톡, 밴드 방이 10개가 넘는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40대 선거부터 우편투표가 아닌 전자투표가 중심이 되자 각 후보들은 온라인을 활용한 선거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SNS 등을 통한 확산성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아지면서 이를 활용한 선거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
과거 발로 뛰는 유세와 문자메시지 정도가 홍보 방법의 주가 됐다면 이제는 SNS와 관계형 메시지 서비스의 중요성이 높아진 셈이다.
문제는 모든 후보들이 같은 방식으로 SNS와 관계형 메시지를 활용하면서 오히려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선거인명부를 확인한 회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인명부 확인 회원들의 경우 후보캠프에 이름과 연락처가 공개돼 반복되는 문자메시지에 더해 관계형 메시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B소아과의원 원장은 "누구도 지지한다는 말을 한적이 없는데 학교 선후배들을 비롯해 지역 내에서 알고 있던 개원 선후배들, 지인들을 통해 수없는 카톡과 밴드에 가입되고 있다"며 "그래도 다 아는 사람들이고 교류가 있는데 탈퇴할 수도 없고 신경쓰지 않으려 애쓰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더 황당한 것은 이미 내가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카톡과 밴드방에 초대가 돼 있다는 것"이라며 "많게는 하루에 수백개씩 메시지가 오니 아예 무음으로 해놓고 확인조차 안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후보들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짧은 기간 내에 많은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기 위해서는 필요악이라는 입장이다.
C후보 캠프 관계자는 "처음에는 후보의 동문과 지지자들, 개인적인 모임, 캠프 인사들의 지인들로 시작했지만 그안의 벰버가 또 다른 모임을 만들고 그 안에 멤버가 또 다른 모임을 만들며 전국적 네트워크가 만들어 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 안에서도 또 다시 갯수가 늘어나며 무한 확산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처음에는 10명의 멤버지만 이 10명이 100명으로, 1만명으로 순식간에 커져간다는 의미"라며 "캠프 입장에서 수신 여부가 불확실한 메일이나 문자메시지에 비해 효과와 확장성이 월등한 이러한 툴을 활용하지 않을 수가 없는 노릇"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이러한 방식이 확산성이 크고 네트워크로 곳곳의 유권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예 전단팀까지 꾸려놓은 후보도 있다.
D후보 캠프 관계자는 "우선 캠프 내에 컨텐츠를 생산하는 직원이 있고 이 직원이 각 지역별, 직역별 거점 인물에게 컨텐츠를 전달하면 이들이 다시 그 안에 소모임들에 컨텐츠를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부 원치 않는 회원들에게 컨텐츠가 전달되면 오히려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작용이 올 수도 있다는 점도 알고 있지만 10명 중에 1~2명만이라도 마음을 훔친다면 훨씬 더 이득 아니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