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데이터 기반으로 질병을 진단, 치료를 지원하는 '한국형 왓슨' 개발을 추진한다.
특히 280억원이라는 대규모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병원들이 사업 수주에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하 NIPA)은 '의료데이터분석 지능형 SW 기술개발', 이른바 한국형 왓슨 개발을 위한 사업 공모를 진행했다.
해당 사업은 다양한 의료데이터(진료정보, 영상정보, 유전체정보, 생활습관 정보 등)를 기반으로 질병 진단·예측·치료 등을 지원하는 지능형 SW, 이른바 한국형 왓슨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과기부와 NIPA는 사업에 올해 50억원을 포함, 3년간 280억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기로 계획을 세운 상황.
사업계획을 통해 과기부는 사업에 참여할 컨소시엄은 병원 내 보유 데이터와 Al 기술 수준을 고려해 단기간에 의료현장에서 적용 가능성이 높은 8개의 질환 후보군 중 3개 질환 이상을 제안할 수 있다는 계획을 내놨다. 8개 후보군은 암(폐암, 전립선암, 대장암, 유방암)과 심뇌혈관질환, 뇌전증, 소아 희귀난치성 유전질환, 치매(정신질환) 등이다.
특히 컨소시엄은 총괄 주관병원이 중심이 돼 각 질환마다 다른 병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로 과기부는 제안했다. 주관병원은 상급종합병원만이 가능하며, 지역병원은 각 질환 참여병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 놨다.
또한 과기부는 지난해부터 고대의료원 정밀의료사업단이 맡아 추진 중인 클라우드 기반의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 개발 사업과 연계·활용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소식에 이른바 빅5로 불리는 국내 초대형병원들을 포함해 여러 대형병원들이 해당 사업권 수주를 위해 뛰어들었다.
과기부가 컨소시엄 형태로 사업을 제안한 데다 여러 대형병원들은 협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을 필두로 빅5병원들과 고대의료원, 가천대길병원 등이 사업 참여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A상급종합병원 정보관리책임자(Chief Information Officer, 이하 CIO)인 한 교수는 "AI 기술로 방대한 의료데이터를 분석해 질환 치료에 활용하는 한국형 왓슨을 개발하는 사업"이라며 "지난해 고대의료원이 수주한 정밀의료사업단에 이어 병원을 대상 국가 예산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관심이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선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도 초대형병원들만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서울의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단기간에 의료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AI를 개발하기 위해선 해당 질환의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곳은 국내 대형병원 중에서도 몇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아산병원 등 빅5병원이나 최근 정밀의료사업단을 맡은 고대의료원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다"며 "성공 여부를 떠나 최근 병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국가 주도 사업이 많아진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