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보고가 의무화되면서 향정약과 마약류에 대한 처방 패턴 변화가 감지된다.
마약류와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시 보고업무가 행정 부담으로 이어지는 만큼 향정약 처방의 감소나 향정약 중심의 비만약 시장도 약물 스위칭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의약안전관리원은 이달 27일까지 마약류 취급자 및 마약류취급승인자가 마약류 취급내역을 보고할 수 있도록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사전 개방,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은 제조‧수입‧유통‧사용 등 마약류의약품 취급에 대한 모든 과정을 전산시스템으로 보고‧저장‧상시 모니터링하는 체계로 마약류 취급자인 수출입업체, 제조업체, 도매업체, 병‧의원, 약국이 보고 대상자에 해당한다.
마약류취급자는 5월 18일부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모든 마약류의약품(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동물용 마약류 등)의 제조‧수입‧유통‧사용 등 취급 전 과정을 보고해야 한다.
향정약과 마약류와 관련 처방전만 발행하는 의원의 경우 마약류 취급 보고 대상자가 아니지만 케타민이나 미다졸람 등 향정약을 직접 투약하는 곳은 보고 의무대상자가 된다.
쉽게 말해 향정약을 원내 조제하는 정신건강의학과나 수면진정제로 프로포폴 등을 사용하는 검진 의료기관, 항불안제를 수액에 섞어 투약하는 병의원의 경우 모두 보고 대상자가 된다.
직접 사정권에 놓인 의료기관은 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도의 A내과 원장은 "마약류 보고가 의무화되면 마약류나 향정약의 투약시 온라인을 통해 사용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며 "매번 보고해야 한다는 점에서 행정적인 업무 부담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내시경의 경우 프로포폴이나 미다졸람 사용이 빈번한데, 투약시마다 품명, 제조번호, 품목코드, 유통단위, 조제량, 일련번호 등의 세세한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며 "잔여 용량이 남아도 사용후 폐기량을 입력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수면, 진정 마취제로 사용하는 케타민, 프로포폴, 미다졸람은 환자별 투약 용량이 상이해 빈번하게 잔여 용량이 남는데도 사용 후 폐기량을 입력하는 등 업무 부담이 이중화 돼 있다는 것이다.
주로 수액과 함께 투약되는 향정약의 처방 감소 분위기도 감지된다.
B 의원 원장은 "마약류 교육이나 취급자 등록 등 행정 업무가 부담된다"며 "신경 안정제인 디아제팜을 수액과 함께 투여해왔지만 5월 이전에 디아제팜 사용을 중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차피 투약량이 많지 않아 보유 재고도 많지 않다"며 "내달부터 기존 마약, 향정류의 보유 재고도 보고해야 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전까지 보유 물량을 소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향정약 중심의 비만약 시장의 트렌드 변화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비향정신성 의약품 콘트라브의 영업을 맡고 있는 동아ST는 5월 마약류보고 의무화를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동아ST 관계자는 "콘트라브는 유일하게 미국 FDA, 유럽 EMA에서 동시 허가 받은 경구용 식욕억제 비만치료제로 식욕과 식탐 두 가지 모두에 작용한다"며 "올해 5월 실시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 맞물려 비향정신성의약품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장에서 MR들이 콘트라브를 디테일하며 안전성과 함께 비향정 약이라는 점을 어필한다"며 "실제로 마약류 보고 시스템 시행을 앞두고 의료기관에서 콘트라브에 대한 문의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