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대 목동병원 사태를 계기로 신생아중환자실(NICU)에 대한 대대적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감염관리와 전담 전문의 수가를 개선하고 분주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약사 조제 행위 수가 신설 등이 골자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최근 강도태 보건의료정책실장의 주재로 의료감염관리 부서 회의를 열고 신생아학회와 감염관리 세부대책을 논의했다.
앞서 대한신생아학회(회장 김기수)는 지난 10일 '이대목동병원 사건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입장문을 통해 아기를 잃은 유가족과 국민에 대한 사과와 함께 목동병원의 책임 있는 후속조치, 신생아 의료진의 자성 그리고 보건당국의 개선방안 협조 및 제도개선 등을 요구했다.
전문기자협의회 취재결과, 복지부 권덕철 차관은 신생아학회 입장문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고 판단하고 학회와 신생아중환자실과 감염관리 대책을 함께 논의할 것을 지시했다.
강도태 실장은 관련 부서 회의를 주재하면서 "상반기 의료감염 관련 종합대책 수립 전 신생아학회와 간담회를 갖고 학회 의견을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부서 회의는 의료기관정책과와 의료자원정책과, 공공의료과, 질병정책과, 보험급여과, 보험평가과 등이 참석했다.
복지부는 의료기관정책과를 전담부서로 신생아중환자실과 신생아 세부전문의 인력 및 수가개선 등 신생아학회 의견수렴을 통해 구체화한다는 입장이다.
의료기관정책과 관계자는 "신생아학회와 조만간 만나 신생아중환자실과 감염, 인력, 수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험급여과(과장 정통령) 역시 신생아학회, 소아과학회 등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4월 중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 신생아중환자실 등급 개선과 주사제 분주 관련 병원약사 조제행위 수가신설 등을 상정할 예정이다.
더불어 6월 중 건정심을 통해 신생아 감염관리 및 전담전문의 수가 개선 논의를 검토 중이다.
강도태 실장은 "신생아학회 입장문에 의료진의 노고와 헌신이 담겨있다. 학회 의견수렴을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신생아중환자실 의료환경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신생아학회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기수 회장(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복지부가 학회 입장을 존중해 개선방안을 함께 마련하겠다는 취지에 감사한다. 적극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신생아학회에 따르면, 현재 의료기관에서 근무 중인 신생아 세부전문의는 130여명으로 전담의사 인력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또한 신생아 전문의 1명이 14개 병상을, 간호사 1명이 3개 병상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미국 신생아 전문의 1명이 6개 병상을, 일본은 7개 병상을 담당하는 것과 비교해 2배 이상의 업무 로딩인 셈이다.
김기수 회장은 "무엇보다 신생아중환자실 인력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 감염이나 사망사고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이 순간에도 사명감 하나로 신생아중환자실을 묵묵히 지키는 의사와 간호사의 헌신과 노력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감염관리료 개선과 신생아중환자실 주사제 분주 관련 병원 약사 수가가산 등을 포함한 건의안을 복지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