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에 정립된 의원-(요양)병원-상급종합병원으로 나눠져 있는 우리나라 종별 구분이 기능에 따라 분류하면 11개로 나눌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김태현 교수는 13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KHC(Korea Healthcare Congress)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의 종별 설립기준 적정화 연구(연구책임자 김윤)'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현행 의료법상 종별 기준은 1960년대에 구성된 것으로 큰 변화 없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의료기관 종별 기능과 역할이 분담되지 못하고 상호 중복 및 직접 경쟁하는 고비용 비효율 구조"라며 "환자 중증도에 맞는 합리적 의료기관 이용이 미흡하고 환자 및 자원이 대형 의료기관으로 쏠리면서 일차의료가 약화됐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즉, 의료전달체계가 부재하다는 것.
연구진은 의원을 포함해 총 8339개 의료기관의 2016년 입원자료를 분석했다. 군병원, 경찰병원, 근로복지공단 산하 병원과 2016년 중간에 개폐업한 병원들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분석에는 질병군(DRG) 수, 재원일수, DRG A 비율, 수술 비율 등을 변수로 사용해 군집분석(Cluster Analysis)을 했다.
군집분석 결과 병원은 크게 일반, 단과, 요양형으로 나눠졌고 연구진은 군집별 기능을 명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추가 분류를 실시, 비슷한 기능으로 중첩된 기관을 더 가려내기 위해 아급성기 의료기관을 추가했다.연구진은 각각의 군집을 세분화 해 11개로 나눴다.
구체적으로 일반 의료기관은 다양한 질병에 대한 입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단과 의료기관은 특정 분과 질병에 대한 입원 의료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는 기관을 말하는데 주진단 비중이 40% 이상으로 했다. 요양형 의료기관은 평균재원일수가 30일 이상으로 비급성기 입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아급성기 의료기관은 입원 중 재입원이 40% 이상이며 재입원 평균재원일수가 1일 이내 의료기관을 말한다. 주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가 재활 및 정신건강의학과이며 평균 재원일수가 1개월 이내 의료기관도 해당한다.
김 교수는 "일반 의료기관도 진료 포괄성에 따라 4개의 그룹으로 다시 분류했다"며 "일반 의료기관은 상급종합병원으로 갈수록 전문과목 종류가 늘어나고 진료범위가 넓어졌으며 중증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종별 기준에 포괄성과 질병 난이도를 기준으로 진료기능을 분석하면 지역병원, 제한적 지역거점병원, 포괄적 지역거점병원, 권역거점병원으로도 나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지역병원은 100~300병상 종합병원 ▲제한적 지역거점병원은 100~300병상 종합병원 ▲포괄적 지역거점병원은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권역거점병원은 상급종합병원과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으로 나눌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의료기관을 '기능'에 초점을 맞춰 분류했을 때 ▲권역거점병원은 79곳 ▲지역거점병원은 264곳 ▲지역병원 190곳 ▲단과병원 5912곳 ▲아급성병원 158곳 ▲요양병원 1736곳이었다.
김 교수는 "입원과 외래가 종별 구분 없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기관 외래중심기관과 입원중심기관으로 개편이 필요하다"며 "광범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급성기 일반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좁은 영역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을 단과병원이나 전문의로 해 입원의료서비스를 제공토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