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 영역에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옵디보(니볼루맙)간 처방권 경쟁이 극화되는 가운데, 향후 1차약 병용전략에 승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이번 임상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폐암약 2차 옵션으로 급여권에 진입한 이들 면역항암제 임상 경쟁은, 16일(현지시간) 미국암연구학회(AACR) 2018년 연례학술대회 '폐암 면역항암제 병용치료 세션(Immunotherapy Combinations: The New Frontier in Lung Cancer)'에서 베일을 벗는다.
두 품목 모두 동일한 PD-1 계열 면역관문억제제로서, 여타 암종 대비 시장 규모가 큰 비소세포폐암 분야에 병용 1차약 임상의 세부 결과를 각각 내놓는 것이다.
관전 포인트는, 이번 세부 결과 발표 이후 면역항암제 2종의 1차약 경쟁을 비롯 향후 처방 패턴에 까지 적잖은 영향이 관측된다는 점이다.
항암화학요법이나 표적항암제 치료 여부에 상관없이 1차 옵션으로 우선 처방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수 조원이 걸린 폐암약 시장 주도권 잡기에 사활을 건 모양새로 풀이된다.
더욱이 키트루다가 국내 식약처 허가사항을 토대로, 최근 'PD-L1 발현율(TPS)'이 50% 이상인 국내 폐암 환자에 1차약 급여 확대가 논의 중인 상태라 이번 임상 데이터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한 종양학회 관계자는 "선발 품목인 키트루다나 옵디보에 바이오마커로 설정된 PD-L1 발현율이 서로 다르게 설정, 허가된 상황에서 이번 학회에 발표될 임상결과에 따라 향후 임상 데이터 논의나 병용 처방 양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대호 교수는 "면역항암제 등장 이후 폐암 치료 영역에 큰 변화가 없던 NCCN 가이드라인 마저도, 작년 한해 10회 이상의 임상 업데이트가 이뤄졌다"며 "급변하는 치료 패러다임에 아직 사용기간이 짧은 만큼 면역항암제별 임상효과를 고려해 최적의 환자에 처방될 수 있게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MSD 키트루다는 알림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 등의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한 'Keynote-189' 임상을, BMS제약은 옵디보와 자사 CTLA4 계열 면역항암제 여보이(이필리무맙)를 함께 쓰는 'CheckMate-227' 임상을 선보이는 것.
올해초 Keynote-189 임상의 결과(중간분석 톱라인 데이터)의 일부가 공개되기는 했지만, 구체적 내용까지는 언급되지 않았었다.
눈길을 끄는 점은, 키트루다의 임상은 그동안 바이오마커로 설정한 'PD-L1 발현'과 무관하게 EGFR 또는 ALK 유전자 변이가 없으면서 기존 치료 경험이 없는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옵디보의 경우엔, 과거 단독요법(발현율 1% 이상)으로 비소세포폐암 1차약 도전에 일부 차질을 빚었던 터라 이번 병용 1차약 임상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미 해당 병용조합은 지난달 전이성 대장암에도 미국FDA 우선심사검토 대상 약물로 지정받으면서, 오는 7월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옵디보가 실패한 임상에, 키트루다가 최근 PD-L1 발현율 1% 이상인 폐암 환자에 1차 단독요법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았다"며 "해당 폐암 환자에서 1차 단독요법으로 전체생존 기간 개선 효과를 보인 첫 무작위 3상임상인 만큼, 후발품목인 아테졸리주맙이나 더발루맙 등에도 경쟁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일주일 앞서 키트루다의 단독요법 3상임상(KEYNOTE-042) 중간분석 결과도 발표됐다.
해당 임상에는 편평 및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PD-L1 발현율이 1% 이상인 이들로, 기존 백금 기반 화학요법 대비 OS 개선을 입증했다. 다만 2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