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일 때에도 5만원만 내면 되던 상복부 초음파를 급여화됐다면서 7만원 내라고 하면 환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나."
급여로 전환했는데도 비급여일때보다 환자가 내야할 돈이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면 정부와 의사에 대한 불신만 더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정부의 상복부 초음파 예비급여 추진과 관련해 현장 의료진들의 불만과 걱정이 늘고 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최성호 회장은 15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상복부 초음파 예비급여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성호 회장은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에 따른 수가에 대해서는 큰 불만이 없다"며 "의료계의 반발을 감안한 듯 관행 수가보다 높게 형성됐고 대부분의 개원의들도 만족하는 수준"이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는 "문제는 문재인 케어와 연관된 예비급여 제도로 인한 혼란"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대로 80% 예비급여가 시행되면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큰 혼란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개원가에서 비급여로 시행되고 있는 상복부 초음파 가격은 평균 5만원대. 만약 급여가 온전하대 적용되면 2만원대로 환자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예비급여가 적용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환자 부담금이 80%가 적용되면서 7만원대 본인 부담금을 내야 한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비급여일때도 5만원만 내던 상복부 초음파를 급여가 적용되면서도 7만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셈이다.
최성호 회장은 "개원내과의사회를 비롯해 대다수 의사들의 경우 초음파는 긍정적 입장"이라며 "의협 비대위와 최대집 당선인도 급여화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80% 예비급여로 인한 이같은 혼란을 우려하는 것"이라며 "비급여일 때도 5만원만 내던 초음파를 7만원을 내라고 하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정부와 의사를 의심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개원내과의사회는 우선 이를 저지하겠다는 최 당선인에게 힘을 모은 뒤 만약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분위기가 감지되면 내과 차원에서 조정작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최대집 당선인이 예비급여 철폐를 기치로 투쟁에 나서고 있는 만큼 당장은 회장 당선인에게 힘을 모아주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 개별적 목소리 보다는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은 "지금은 최 당선인을 믿고 그가 가는 방향으로 힘을 모아주고자 한다"며 "하지만 당장 6개월만 지나도 엄청난 혼란이 불가피한 만큼 그 때까지 해결되지 못한다면 이를 바로잡기 위한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적어도 비급여일때보다 환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예비급여 제도를 도입한다 해도 환자 본인 부담율을 50% 이하로 조정해 줘야 한다"며 "정부와 의협 사이에서 내과가 조정작업을 진행하며 적절한 해법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