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난임 문제 해결을 위해 내분비학회가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난임을 일으키는 주요 질환인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대한내분비학회 김동선 이사장(한양의대)는 20일 그랜드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열린 국제 춘계학술대회(SICEM)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불임과 난임 문제에 대한 사회적 참여와 책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내분비학회는 PCOS를 불임과 난임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배란장애, 고안드로겐혈증, 대사증후군(비만)을 특징으로 하는 내분비 질환으로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질환의 증가와 더불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가임기 여성의 10%가 PCOS 관련 질병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며 "대부분이 이런 병에 대한 사회적, 의료진에게도 부족하다. 질병에 대한 홍보, 회원의 경각심 고취 등 활동을 시작하는 단계"라고 운을 뗐다.
이어 "PCOS는 병명이 잘못 붙여진 질환 중 하나"라며 "육안으로 봤을 때 꼭 낭종이 없어도 PCOS 진단을 받을 수 있다. 남성호르몬 과다가 1차적 증상이고 다모증, 여드름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낭종 유무가 진단의 필수조건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PCOS는 전형적인 내분비 질환이라는 것. 가임기 여성의 난임, 불임에 가장 흔한 원이라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가임기 여성이 이 병에 대해 단순히 산부인과 질환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PCOS는 전형적인 내분비 질환"이라며 "산부인과와 불필요한 경쟁을 하겠다는 게 아니다. 당뇨병, 고혈압 등 성인병 같은 만성질환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분비학회는 춘계학술대회에서 PCOS에 대한 해외석학을 초청하는 등 관련 심포지엄 등을 다양하게 마련했다.
터키 하제테페(Hacettepe) 의대 블런트 O 일디즈(Bulent O Yildiz) 교수의 기조 강연을 비롯해 우리나라 및 아시아, 그리고 유럽 인종에서의 PCOS 인종적 유사성, 차이 등에 대한 강연일 이어질 예정이다.
내분비학회는 불임과 난임 문제 외 '환경호르몬'에 대한 고민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는 대사교란화학물질(EDC) 위원회를 만들었다.
김동선 이사장은 "환경호르몬 물질이 내분비 대사를 교란시켜 질병을 유발하는 인자라는 인식이 부족하다"며 "환경호르몬 연구와 사회적 해결책 마련에 앞서 있는 선진 연구진의 강좌를 만든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올해 6회째를 맞은 SICEM에는 47개국에서 1559명(국외 346명)이 참여했다. 역대 최다인 424편(국외 252편)의 초록이 접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