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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연명의료 서식 미흡해도 수가 삭감 없다"

이창진
발행날짜: 2018-04-27 06:00:57

가족범위 축소·공용윤리위 신설 추진…"의료인들 불편 감수하며 희생"

연명의료결정법 쟁점 사항인 전원 합의 가족범위 축소와 공용윤리위원회 신설을 위한 정부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대부분이 윤리위원회를 구성한 가운데 일부 서식에 오류가 있더라도 수가 삭감 없이 제도 안착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박미라 생명윤리정책과장은 25일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3개월 성과와 향후 개선방안을 밝혔다.

복지부 박미라 과장
4월 24일 현재,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 수는 1만 8499명이며, 연명의료계획서 등록자 수는 3003명이다.

이는 지난 2월 3일 마감된 시범사업 기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 수 9281명과 연명의료계획서 등록자 수 107명과 비교하면 시행 3개월 만에 각각 2배와 30배 급증한 셈이다.

임종환자의 연명의료 이행서 통보 건수는 총 5196건으로 환자가족 전원 합의 1966건(37.8%), 연명의료계획서를 통한 환자 의사 확인 1821건(35.1%), 환자 가족 2인 이상의 진술을 통한 의사 확인 1392건(26.8%), 사전연명의료계획서 통한 환자의사 확인 17건(0.3%) 순을 보였다.

연명의료 수가 청구 필수조항인 의료기관 윤리위원회 등록도 증가했다.

의료기관 윤리위원회 등록 현황.(4월 24일 현재)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양산부산대병원(5월 중 등록 예상)을 제외한 41곳이 등록했으며 종합병원은 296곳 중 75곳(25.3%), 병원은 1447곳 중 5곳(0.3%), 요양병원은 1512곳 중 16곳(1.1%), 의원 1곳 등 총 138개 의료기관이 등록을 마친 상태다.

박미라 과장은 "의료계에서 지적한 연명의료 중단 결정 시 환자가족 범위가 매우 넓다는 지적은 타당하다. 5월 중 연명의료전문위원회를 통해 환자가족 범위 축소를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환자단체 역시 환자가족 범위를 배우자와 부모, 자녀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윤리위원회 등록이 저조한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을 위한 대책도 강구한다.

박 과장은 "고려대 구로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암센터, 충북대병원, 전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부산대병원, 제주대병원 등 지역별 8개소에 공용윤리위원회를 신설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이들 병원과 협의를 통해 직접 설치가 어려운 중소병원의 업무를 위탁하는 방식으로 관할지역과 위탁비용, 운영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 및 이행 관련 통보 현황.(4월 24일 현재)
동석한 반윤주 사무관은 "연명의료 시범수가는 윤리위원회 설치 기관으로 대상으로 한다. 향후 공용윤리위원회가 운영되면 활용할 수 있다"면서 "현재 심폐소생술과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 4가지 의학적 시술이 가능한 기관을 대상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윤주 사무관은 "심사평가원에서 법정 서식이 미흡하게 작성됐다는 이유로 수가 지급이 거절하거나 삭감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수가 지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을 연내 구축한다는 입장이다.

박미라 과장은 "12월까지 9억원을 들여 연명의료기관 등록 편의를 위한 화면구성 변경과 기능개선 등 고도화 용역을 발주해 마무리할 계획"이라면서 "의료현장 의견을 청취해 사용자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현장 일각에서는 DUR(의약품처방조제지원 서비스)처럼 실시간 수준의 프로그램을 원하나 현재 예산으로 한계가 있다. 연명의료 관련 올해 예산은 26억원으로 내년도 시스템 안착과 대국민 홍보 등 100억여원을 책정해 기재부와 논의할 예정'이라며 연명의료 예산 확대 의지를 피력했다.

박미라 과장은 "의료인들이 연명의료결정법 제도 취지에 공감해 시스템 불편을 감수하며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의료인들의 희생에 기대 운영할 수 없다고 본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의료현장의 문제제기를 귀담아 들어 연명의료결정법 안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