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분야 건강보험 정책 핵심 키를 쥐고 있는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이 5월 중 인사 교체될 전망이다.
손영래 과장과 정통령 과장에 이어 3회 연속 의사 출신 보험급여과장 탄생이 유력한 가운데 박능후 장관의 최종 결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5월 중 정통령 보험급여과장이 스위스 제네바 WHO(세계보건기구) 파견근무를, WHO 파견근무 중인 이중규 서기관이 보험급여과장으로 복귀하는 과장급 인사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 출신인 정통령 과장은 2016년 2월 보험급여과장으로 임명된 이후 2년 3개월 동안 노인외래정책제 개선과 차등수가제 폐지, 상대가치 개편 그리고 선택진료제도 폐지 등 의료계 현안과 보장성 강화 등 선 굵은 수가정책을 추진했다.
신임 보험급여과장으로 유력한 이중규 서기관의 경우,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 파견 근무 이후 정신건강정책과장에 2년간 재직하면서 현장 목소리에 입각한 정신보건법 개정과 트라우마센터 설립 등을 견고하게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수년 동안 보험급여과장 모두 의사 출신 공무원이라는 것.
손영래 과장과 정통령 과장 그리고 이중규 과장까지 3회 연속 의사 출신이 보험급여과장직을 수행하는 진기록을 눈 앞에 둔 상태다.
3대 비급여 미션을 수행한 손영래 과장(46)은 1973년 생으로 서울의대를 졸업했고, 정통령 과장(47)은 1972년 생으로 서울의대를 졸업한 가정의학과 전문의이며, 이중규 과장(49)은 1970년 생으로 고려의대를 졸업한 예방의학과 전문의이다.
손영래 과장은 기획력과 추진력 면에서 '용장'으로, 정통령 과장은 논리력과 설득력 면에서 '지장'으로, 이중규 과장은 소통과 신뢰 면에서 '덕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과거 과천청사 시절 보험급여과장을 역임한 전병율 전 질병관리본부장(현 차의대 교수)까지 합치면 총 4명의 의사 출신이 보험급여과 수장에 등극하는 셈이다.
당초 보험급여과장직을 놓고 행정고시 출신 공무원들이 거론됐으나 문재인 케어라는 거대한 국정과제 미션을 놓고 의사 출신 배치 필요성이 설득력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문 케어 안착을 위한 의료단체와 논의 과정에서 의료 전문성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복지부 내부에서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보험급여과의 인적 파워이다.
보험급여과 인적 파워…홍승령-조하진, 약사 출신 행시-이동우, 신경과 전문의
건강보험 정책 핵심인 상대가치 체계를 전담하는 홍승령 서기관과 진찰료와 입원료를 담당하는 조하진 사무관 모두 약사 출신 공무원이다.
홍승령 서기관은 서울약대(1999년 졸업)를 나온 이후 행정고시 49회로 복지부에 입사했으며, 조하진 사무관은 숙명약대(2005년 졸업)를 나와 행정고시 54회로 국무총리실에 근무하다 전문성을 알아본 권덕철 차관(보건의료정책관 시절)이 복지부에 픽업한 특이한 사례이다.
여기에 요양병원 수가개선을 비롯한 수가분류를 담당하는 이동우 사무관은 연세의대(2005년 졸업)를 나온 의사 출신 공무원으로 신경과 전문의 임상 과정에서 익힌 숙련된 전문성과 추진력을 지녔다.
보험급여과 핵심 업무 대부분을 의사와 약사 출신 공무원이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을 조율하는 지휘자 역할인 과장의 전문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높다.
복지부 한 공무원은 "의사 출신 공무원이 3회 연속 보험급여과장을 한다는 데 반감도 있었으나 이중규 과장이 그동안 보여준 신뢰와 소통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면서 "문케어 안착을 위해 부처 전체가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전문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인사 결정에 적잖게 작용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다른 공무원은 "권덕철 차관과 강도태 보건의료정책실장, 노홍인 건강보험정책국장 모두 능력보다 사람의 됨됨이와 소임을 중시한다. 의사 출신이라 보험급여과장일 수밖에 없다는 단순한 시각보다 이중규 과장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복지부에 정통한 의료계 한 관계자는 "손영래 과장과 정통령 과장 이어 이중규 과장까지 의사 출신 보험급여과장 연속 임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건의료계가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를 수가 정책 전면에 배치하는 복지부 내부 상황과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의약단체의 혜안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