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에 이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주요 인사들의 대형로펌행이 잇따르고 있다.
의료기관 소송과 법률 대응을 전담했던 변창석 법무지원단장이 5월 대형로펌으로 둥지를 옮긴 것이다.
14일 심평원에 따르면, 변창석 전 법무지원단장은 5월부로 심평원을 사직하고, 최근 법무법인 평안으로 이직했다.
변호사인 변창석 전 단장은 약 15년 간 심평원에서 근무하며, 의료기관 현지조사와 요양급여 심사 업무에 따른 법률 지원 업무를 총괄해왔다. 심평원이 2000년 7월 설립된 만큼 대부분의 시간을 심평원에서 보낸 셈이다.
변창석 전 단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심평원 설립 이 후 대부분의 기간을 함께 했다"며 "개인 사정으로 인해 로펌으로 옮기게 됐다. 특별한 이직 사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의료기관 심사 관련 소송이 급증하는 등 법률 지원 역할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변창석 전 단장 사직이 심평원으로서는 아쉬운 상황.
실제로 지난 2016년 심평원 관련 소송은 9건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소송건수가 크게 늘어 총 45건에 달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최근 소송들은 한건 한건이 향후 심평원 업무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면서 "과거에는 개별 환자의 상태에 대한 다툼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심사기준이나 심사경향과 관련한 소송이 많아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가운데 관련 법률 지원 업무를 총괄하던 변창석 전 단장이 사직해 아쉽다"며 "옮긴 로펌에서도 의료기관 현지조사 관련 소송 등을 맡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이어 심평원 고위직 인사들의 대형로펌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미 심평원에서 약제관리 업무를 책임졌던 이병일 전 실장은 5월부터 법무법인 김앤장의 고문으로 근무 중이다. 여기에 변창석 전 단장까지 올해 심평원 고위직 2명이 대형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의료계 한 인사는 "복지부 고위직 인사들도 대형로펌으로 그 자리를 옮기던 것이 심평원까지 이어진 것 같다"며 "대형병원이나 제약사 대관라인 역할을 하는 것 아니겠나. 변호사의 경우는 해당 공공기관과 직접적인 소송 전을 벌일 수도 있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