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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동력 끌어낸 의사 궐기대회…아쉬움 남은 성공

발행날짜: 2018-05-21 06:00:59

의정협의 앞두고 강한 결집력 과시…예상 못 미친 규모 등 옥의 티

|초점=제2차 전국 의사 총 궐기대회 무엇을 남겼나|

문재인 케어 저지와 중환자 생명권 보호를 기치로 내걸은 2차 전국 의사 총 궐기대회가 전국 의사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오는 25일 다시 시작되는 의정협상을 앞두고 결집력을 과시하는 효과를 거둔 것은 분명한 사실. 하지만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한 규모와 교수, 전공의들의 모습을 볼 수 없던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전국에서 모여든 의사들 문 케어 저지를 외치다

대한의사협회는 20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광장에서 전국 5만 2000여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7000명)의 의사들이 모인 가운데 제2차 전국 의사 총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대집 의협 회장을 비롯한 전국 의사 대표자들과 민초 의사들은 문재인 케어의 부당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대한문에 모인 수만명의 회원들을 보니 문재인 케어를 비롯한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잡겠다는 의사들의 열망이 얼마나 뜨거운지 다시 한번 느껴진다"며 "문 케어 저지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각오를 더욱 단단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포장된 마치 마약과도 같은 문 케어를 반드시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어떠한 난국이 우리를 가로막더라도 이를 돌파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이외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과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 이필수 전남의사회장, 노만희 대한개원의협의회장, 이향애 한국여자의사회장,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안치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도 이러한 최 회장의 의지에 힘을 보태며 강력한 결집을 요구했다.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은 "누가 무엇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꼼짝하지 못한 채 진료 현장을 지키던 우리를 이 자리로 끌어냈느냐"며 "우리를 진료실에서, 환자로부터 떼어놓으려는 모든 것에 맞서 국민 건강권과 의사 진료권을 지켜내자"고 밝혔다.

이어서 이들은 대오를 갖춘 뒤 집회가 이뤄진 대한문 광장부터 청와대 앞 100m 앞에 위치한 효자치안센터까지 행진을 진행하며 국민들에게 문 케어의 부당성을 목소리 높여 주장했다.

이후에는 '대통령에게 드리는 건의문'을 통해 문 케어를 접고 (가칭) 국민 100세 시대를 위한 의료개혁 위원회를 설치해 의료계와 정부, 정치권이 함께 올바른 의료제도를 만들자고 주문했다.

또한 대통령이 직접 전국의 의사들과 만나 격의없이 올바른 의료제도의 방향성에 대해 얘기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

의정협상 앞두고 세 과시…반쪽짜리 결집력 아쉬움

이처럼 의정협상을 이끌어 냈던 1차 궐기대회에 이어 이번 2차 궐기대회도 전국에서 의사들이 모여 결집력을 보여주면서 오는 25일로 예정된 의정협상을 끌어갈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의사들의 공분과 더불어 강력한 결집력을 보이면서 다시 시작되는 의정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궐기대회가 예정된 20일 오전에 보건복지부는 이례적으로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의협의 주장에 대한 공감을 표시했다.

복지부는 "복지부도 의협과 마찬가지로 중환자 생명권 보호가 중요하며 시급한 과제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의정 대화를 통해 의료계와 적정 수가에 대해서도 협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규모 궐기대회에 앞서 충분히 의료계의 주장과 의견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화로 이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과거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결국 파행으로 끝나버린 1차 의정협상과는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의료계가 목표로 했던 압도적인 세를 과시하는데는 부족함이 있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궐기대회를 준비하며 최대집 회장을 비롯해 집행부와 의사 대표자들이 목표로 했던 규모는 6만명.

이를 위해 최대집 회장 등 집행부는 건국 이래 최대 집회를 강조하며 이번 궐기대회에서 압도적인 결집력을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준비해 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이러한 목표치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 의협의 자체 추산으로는 5만 2천명이 집계됐지만 실제 현장에서 느껴지는 규모는 1차 때와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경찰이 추산한 참여 인원은 7000명으로 1차 대회때와 큰 차이가 없다. 당시 의협은 자체 추산으로 3만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했었다.

이는 또한 여전한 과제를 남겼다. 교수와 전공의들의 참여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크게 빗나갔기 때문이다. 의협의 결집력에 가장 큰 구멍이 이번에도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집회에 참석한 A교수는 "전국의대교수협의회 신동천 회장을 비롯해 많은 교수들과 전공의들이 참여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실제 현장에 와보니 예상과 많이 달랐다"며 "한번쯤은 다 같이 목소리를 낼 기회를 기대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단에 선 것도, 수많은 깃발들도 다 시도의사회장 등 개원의들 밖에 없지 않느냐"며 "기자들도 많이 왔는데 이럴 때 상징적으로나마 교수, 봉직의, 의대생 등도 연단에 서서 의료계 모두가 함께 한다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