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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집행부 주장, 과연 의사사회 전체 대변하는가"

발행날짜: 2018-05-23 06:00:59

강청희 급여이사, 협상·투쟁 '이중적 태도' 비판 "진정성 가지고 나서라"

"이번 수가협상 한번으로 적정수가가 좌지우지 될 사항은 아니다."

"현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의 주장이 과연 의사 사회 전체를 대변하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9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협상(이하 수가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 이례적으로 의사협회 등에 진정성 있는 협상 태도를 요구했다.

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사진)는 지난 21일 대한병원협회와 1차 수가협상을 마무리한 후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공급자 단체들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동안 건보공단이 수가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극도로 언론과의 접촉을 자제하며 신중함을 유지해왔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파격적이고 이례적.

우선 강청희 급여이사는 '적정수가'를 둘러싼 계속되는 논란을 의식한 듯 올해 수가협상을 통해 한 번으로 모든 로드맵이 마무리 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강청희 급여이사는 "문재인 케어라는 것이 적정부담, 적정보장, 적정수가를 담보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비급여를 급여화하고 급여를 수가를 인상해 그동안 손해봤던 재정 상황을 적정하게 보상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적정수가로 가는 5년간의 계획과 로드맵은 공급자인 의사의 협조로 함께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번 수가협상 한 번으로 좌우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김용익 이사장이 취임 초기부터 주장한 '원가 +a' 개념이 깔린 적정수가론으로 인해 공급자 단체들이 큰 폭의 수가인상을 기대하자 사전에 이를 진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건보공단은 불균형 상태인 상대가치점수 등을 개선하기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무산된 상황에서 환산지수인 수가만을 조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결국 환산지수인 수가조정 보다 상대가치점수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 발표자료 일부분. 적정수가를 통해 각급 병원간, 전문과목간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현행수가 조정 방식이 아니라 전면적인 수가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김용익 이사장의 주장이다.
강청희 급여이사는 "지난 번 무산된 의료전달체계 개편도 결국 의료계의 반대로 무산된 마당에 불균형과 형평성을 바로 잡지 못한 상황에서 환산지수 만으로 수가조정을 한다면 왜곡을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며 "건보공단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보공단은 지난 2017년 2차 상대가치개편을 위해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됐던 '환산지수 차감' 결정을 상기시켰다.

당시 건정심에서는 2차 상대가치개편에 투입되는 3500억원 환수를 위해 향후 있을 4년 동안의 수가계약에서 매년 환산지수 약 0.24% 차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강청희 급여이사는 "2017년 4월 건정심 의결 사항에 따라, 2019년도 환산지수 협상에서 제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으로 인한, 투입재정 중 일부를 환산지수에서 차감하게 됐다. 병원급은 0.12%, 의원급은 0.23% 차감하는 내용"이라며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말하게 됐다. 이를 알고 있는 단체가 병원협회뿐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사협회에서는 이 점을 확인하지 않았다"며 "환산지수 체감은 건보공단이 결정한 것이 아니다. 의사협회 등 공급자들도 참여했던 건정심에서 의결한 사항"이라고 분명히 했다.

"한쪽선 협상하고, 한쪽선 투쟁하고…신뢰하기 어렵다"

동시에 강청희 급여이사는 수가협상을 참여하는 동시에 '제2차 전국 의사 총 궐기대회'를 개최하며 투쟁을 병행하고 있는 의사협회에 대해선 작심하고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간단히 말해 의사협회에 '이중적 태도'를 보이지 말라는 것이다.

강 급여이사는 "현 의사협회 집행부의 주장이 과연 의사 사회 전체의 인식과 판단을 대변하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며 "과연, 정치적 목적으로 협상을 이용하는 것이 회원 전체의 동의를 받거나, 이익에 부합하는 건지 공감이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 건강권을 강화하는 보장성 확대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는 국민의 정서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으며, 그 의도가 순수해 보이지도 않는다"며 "대다수 의사들이 원하는 적정수가를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적정부담을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 제안을 위한 의료계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강 급여이사는 의사협회에 진정성 있는 수가협상 태도를 요구했다.

강 급여이사는 "아시다시피 지난 주 의사협회 집회가 있었다. 수가협상장에서는 성실히 임하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투쟁을 하고 있다"며 "수가협상의 대화 파트너 입장에서 볼 때 신뢰하기 어렵지 않나. 협상하는 만큼은 진정성 있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가협상에서 의사 전체가 불이익을 받지 않게 집행부가 조절을 잘해야 한다. 지나치게 정치적 성향에 빠져버리면 안 된다"며 "투쟁을 하면서 협상에서는 수가를 많이 달라고 한다. 수가인상을 위해서는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근거를 가져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