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사무장병원 근절대책에 한국의료·재단연합회가 명칭을 개정, 대한의료법인연합회로 거듭나게 됐다.
명칭에 '재단'이라는 문구 때문에 자칫 사무장병원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여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한국의료·재단연합회는 22일 오후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제14회 정기총회를 열고 현재 명칭을 '대한의료법인연합회'로 개칭하는 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이어 이날 신임 집행부가 출범한 것과 관련해 명칭 개정에 따른 정관 변경 및 회칙 개정안을 차기 집행부로 위임하는 안도 함께 통과시켰다.
앞서 정부는 사무장병원 종합대책으로 비급여 진료비용 몰수 등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행보인 셈이다.
이날 유인상 기획위원장은 "회원들 다수가 '재단'이라는 문구에 대해 불편감을 느끼고 있다"고 운을 띄우며 "이름은 단체를 상징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명칭은 회원들조차 재단연합회의 정의를 헷갈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성규 부회장이 "사무장병원과 관련해 의료법인을 공격할 때에도 '재단'이라는 문구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 때가 있다"면서 "명칭에서 의료법인들의 단체라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힘을 보탰다.
여기에 정영호 회장도 나서 "재단 소유의 의료기관 중에는 사무장병원이 몰려있는 경우가 있다"면서 "연합회 창립 초기에는 '재단'병원이 일부 있었지만 지금은 의료법인 병원만 있는데 굳이 명칭에 이를 남겨둘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 명칭에 대한 회원들의 불만도 있지만 최근 정부에서 강도높게 추진하는 사무장병원 근절대책과 맞물려 혹여나 불똥이 튀는 것을 차단하자는 게 이들의 속내다.
이날 정기총회에서 제6대 회장으로 추인을 받은 이성규 동군산병원 이사장도 취임사에서 "의료환경 개선울 위해 불법 사무장병원을 근절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현재 정부가 제시한 기준이 모호해 자칫 정직한 의료기관까지 사무장병원으로 몰릴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중요한 시기에 의료법인연합회장을 맡게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라면서 "이외에도 지방세 감면 소멸 위기, 의료기관 부대사업 축소 움직임 등 현안을 챙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차기 감사로 대전선병원 선승훈 의료원장과 계요병원에 함웅 병원장이 선출됐다.